[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내 이동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탈북민들이 두 달 가까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탈북민 구출단체인 T선교회의 이빌립 선교사는 1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중국 당국의 이동 통제가 강화되면서 1월 말부터 탈북민들이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시간 길거리를 걷고 있다. 2020.03.09 |
또다른 탈북민 구출단체인 한국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도 "중국 내 다른 성으로 가려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았다는 건강진단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탈북민들의 이동이 사실상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3개 성이 각기 다른 규정을 적용하며 성과 도시 간 출입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특히 주요 도로 검문소에는 공안 당국이 승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신분증과 여행증명서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중국 내 안전가옥에서 외출을 피하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도 문제지만 중국 당국에 붙잡혀 북송될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은 목사는 "체포돼도 인권을 보호받는 게 아니다"며 "북한 내부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면 총살한다는 소문도 있어 굉장히 공포스럽다"고 설명했다.
지성호 나우(NAUH) 긴급지원팀장은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서로가 서로를 챙기고 있는 분위기지만 한국 국민들처럼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더 고통스러워하고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탈북민들의 발이 묶이면서 한국행 마지막 경유지인 동남아시아 제3국 탈북민들의 수도 크게 줄었다. 태국 이민국수용소의 경우 이미 입국한 탈북민은 대부분 한국으로 출국했고, 새로 들어오는 탈북민은 두 달째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올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이 2001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1000명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입국자는 104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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