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박영암 기자 =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 제조업체 10곳중 6곳은 원가상승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표단체에 납품단가 조정협의권 부여 등 중소기업의 협상력을 높이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제조업체 납품단단가 실태 조사 [자료=중소기업중앙회]. 2020.03.11 pya8401@newspim.com |
11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대기업 등과 거래하는 수·위탁거래 중소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업체 10곳중 6개업체(59.7%)가 공급원가 상승을 지난해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했다. 조사업체의 40.3%는 반영했다고 답했다.
원가상승분 미반영 원인으로는 경기불황에 따른 원청업체의 부담전가(33.8%)가 제일 많았다. 다음으로는 ▲관행적인 단가 동결·인하(31.7%) ▲위탁기업의 저가 제품 구성(9.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 제조업체 공급원가중 재료비(51.4%)와 인건비(28.0%)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평균 공급원가 상승률은 6.6%로 조사됐다.
응답업체들은 원가상승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위해 ▲원자재 변동분을 의무적으로 납품단가에 반영(64.4%) ▲주기적인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16.2%) ▲부당한 납품단가 감액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8.4%)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를 경험한 중소기업도 1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방법으로는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 유도를 통한 단가 인하(50.7%) ▲지속적 유찰을 통한 최저가 낙찰(16.0%) ▲추가 발주를 전제로 한 단가 인하(12.0%)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는 ▲별다른 대책 없이 수용(60.0%) ▲인력 감축(26.7%) ▲저가 원재료로 교체(12%) 등으로 조사됐다. 납품거부와 같은 적극적인 대응은 9.3%에 그쳤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수탁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일방적인 단가 동결·인하 문제와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정부·여당은 지난해 12월중순 발표한 '대·중소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에서 상생협력법 개정을 통해 중기중앙회에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도 4월 총선이후 열리는 21대 국회에 상생협력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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