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자리에 바짝 다가섰다. 77살인 그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물리치며 50년 정치인생에서 대통령이라는 꽃을 피우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의 한판 승부가 8개월 남짓 남았다. 불과 몇주 전만해도 암울했던 길이 '미니 화요일'에서 특히 미시간주에서 승리하면서 바이든은 이제 샌더스측을 품에 안으며 트럼프와의 치열한 전투 준비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바이든과 트럼프간의 결전을 선택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미시간, 미주리, 미시시피, 아이다호, 워싱턴, 노스다코타 6개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 소위 '미니 화요일' 경선은 미시간에서 결판이 나면서 사실상 결론이 났다.
◆ 민주당 유권자들, '바이든 vs 트럼프' 대결 원했다
미국 동부시간 새벽 2시 현재 CNN의 개표집계를 보면, 바이든과 샌더스는 최대의 격전지 미시간에서 각각 52.9%와 36.6%의 지지를 얻어 바이든이 이겼다. 미시시피에서는 각각 81.0%와 14.8%, 미주리에서는 각각 60.1%와 34.5%, 아이다호에서는 48.9%와 42.4%다.
미시간, 미주리, 미시시피, 아이다호 4개 지역에서는 바이든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다만 샌더스는 노스다코타에서 50.2%로 바이든의 39.9%를, 워싱턴에서 32.7%로 바이든의 32.5%를 앞서고 있다. 워싱턴은 박빙이다.
정치전문지 더 힐(THE HILL)은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vs 트럼프 대결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결과가 이렇게 되자 바이든은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NCC)에서 "우리는 공동 목표를 공유하고 있고,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것"이라고 샌더스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반면 4년 전의 승리에서 이날 패배로 격변에 직면한 샌더스는 숫적인 상처보다 심리적인 상처가 더 클 것으로 CNN은 관측했다. 샌더스는 2016년 경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대승했다.
표심이 '트럼프와의 대결'로 중심을 잡아가면서 민주당은 바이든을 그 대결 상대로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이렇게 승기를 굳힌 배경에는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흑인 유권자 비중이 높은 미시시피를 보면 81.0 대 14.8로 그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또 샌더스는 여성표에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통신은 슈퍼화요일과 비슷한 양상인데, 미시간에서 바이든과 샌더스는 남성표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여성표에서 바이든이 대부분을 가져간 것으로 분석했다. 59% 대 36%였다.
◆ 바이든, 흑인-여성-'위기관리'신뢰표 모아...백인표도 달라졌다
그리고 백인노동자 계층도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4년 전 고졸이하 백인 노동자의 57%를 샌더스가 차지해 힐러리 클린턴의 42%를 크게 상회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샌더스를 지지하는 유권자 마이클 체라소는 "2016년과 달리 이번에는 샌더스가 대세가 아니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에 눈에 띄는 것은 투표참가율이 높아졌다는 점인데 이전과 달리 교외에 사는 유권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4년전 유권자수가 120만명있는데 올해는 170만명으로 증가했다. 교외지역은 진보진영 보다는 중도파에 가까운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어 이 점이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어쩌면 바이든이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되는 것이 있다. 바로 포용과 위기관리다. 전날 바이든이 "우리는 당신들이 필요하다"며 "버니 샌더스와 그의 지지자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열정에 감사한다"고 말한 것이나 도 "우리는 공동 목표를 공유하고 있고,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것"이라고 강조한 것 모두가 그의 포용성을 잘 보여준다.
상원의원과 부통령으로서 그의 경력은 위기관리를 잘 할 것이란 기대를 키워 바이든은 많은 점수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시간 출구조사에서 '누가 위기관리를 잘할 것으로 보이느냐'라는 질문에 50%가 바이든을 32%가 샌더스를 선택했다. 코로나19 위기감이 높은 워싱턴주에서도 바이든이 41%, 샌더스가 25%였다.
한편 다음 경선은 17일 오하오(대의원 136명), 일리노이(155명), 플로리다(219명), 아리조나(67명)에서 대의원 577명을 두고 치뤄진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2020년 미국 대선후보 경선 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유세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3.04 bernard0202@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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