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증권·금융

코로나 팬데믹 선언...2008년 금융위기 닮아가는 '징조'

기사등록 : 2020-03-12 08:3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저유가, 하이일드 채권, 글로벌 증시 위기...공포감 만연
"경로·성격은 다르지만, 코로나 금융위기 해법은 백신밖에"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전세계 실물경제에 충격을 가하면서 글로벌 증시와 유가 등 위험자산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3대증시는 7% 넘게 가까이 빠졌고 23년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제유가는 석유산유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간 감산합의 실패로 30달러 대로 떨어졌다.

전례없는 증시 폭락에 '2008년 금융위기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위기 성격과 경로가 다르다고 보고있다. 현재로써는 코로나발 위기가 금융위기로 퍼질 가능성이 낮다는게 중론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급락하는 다우지수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08년 금융위기처럼 공포심->글로벌 자산 폭락

전문가들은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위기의 성격과 경로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2020년 코로나발 위기의 특징은 질병 이슈가 글로벌 공급망을 망가뜨리면서 실물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수요위축과 투자의 안전자산 쏠림이 번지면서 위험자산인 국제유가도 폭락했다. 석유산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의 감산 합의 불발은 공급 관리 실패로 이어지면서 리스크를 더 했다.

이와 달리 2008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특정 부동산 파생상품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촉발됐다. 리먼브라더스를 시작으로 금융기관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고 이는 금융위기로 퍼져나갔다.

초저금리가 만연하다는 점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 금융위기 발발 전 미 연준은 2006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은 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 정책을 쓰며 유동성 공급에 힘썼다. 국제통화기구(IMF)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전세계 총부채는 188조달러까지 늘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과 지금은 다르다. 양적완화를 대대적으로 하면서 유동성이 커지고 부채발행이 늘었다. 이로써 소위 부실기업들이 발행하는 하이일드 채권도 발행도 더 많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융위기 때처럼 해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석태 SG증권전무는 "금융위기는 19세기부터 있었던 전통적 경제위기 유형으로 해법이 정해져있다. 부작용은 있겠지만 중앙은행이 나서서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 부재금융을 구하는게 핵심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니다. 바이러스를 없애는 방역, 백신 외엔 근본적 해결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 낮아

그렇다면 시장의 관심은 '코로나발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쏠린다.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불안정성은 이러한 우려를 부추기는 요소다. 하이일드 채권의 신용스프레드는 최근 600bp(1bp=0.01%p) 까지 급증하며 임계치인 800bp까지 가까워졌다. 

윤여삼 메리츠종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에너지 관련기업들의 신용스프레드 속도보면 우량 기업들도 낮고 2016년 유가하락 때와 유사하게 가고 있다. 이 때문에 비우량채도 경색단계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이일드 기업의 리스크는 있으나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안재균 연구원은 "하이일드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전반 위기로 퍼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설령 위기가 오더라도 2008년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2008년과 달리 대형 금융기관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지도 않았고 글로벌 공조 대응도 빠르다는 이유다. 호주를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특히 미 연준은 이례적으로 긴급 회의를 열어 금리를 50bp 인하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금융위기 사태처럼 가려면 거시경제적으로 불균형이 터지거나 당시처럼 우리가 모르는 파생상품 이슈가 나오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아직까지 목격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사태 이전부터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기본적 글로벌 경기 부진의 영향을 받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 찰나에 유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스프레드가 더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다면 조심스럽지만 경기침체 가능성도 없지않다"고 덧붙였다.

lovus23@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