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 항공사 보잉이 코로나19(COVID-19)여파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737맥스' 추락사고로 인한 수주 부진과 항공수요 급감으로 보잉은 자금사정 악화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잉이 이번 주에 대출금 잔액을 모두 인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지난달 138억달러 규모의 은행대출을 승인받은 바 있다. 보잉은 대출금 전액 인출 등 유동성 확보와 더불어 비용절감을 위해 고용과 불필요한 출장을 동결하고 초과근무 제한 등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시기에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어떤 기업이든 중요하다"고 밝혔다
737맥스 기종 생산이 금지되면서 부채규모가 늘어난데다, 두 차례의 추락사고로 인해 보잉이 배상해야할 금액은 천문학적 단위로 부풀어졌다. 현재 보잉의 부채규모는 273억달러(약32조 7000억원)에 이른다.
이날 보잉 주가는 전일대비 18% 급락해 주당 189.08달러에 장을 마쳤다. 1974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보잉 시가총액의 약 5분의 1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보잉의 주력 모델인 737맥스 기종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와 2019년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 등으로 총 34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현재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운항이 정지됐다.
보잉은 오는 6월 737맥스 기종의 운항재개를 예고했지만 미 연방항공청(FAA)이 안전상의 이유로 이 기종의 배선배치 결함을 지적한 상태라 운행재개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된다.
스티브 딕슨 미 연방항공청(FAA) 청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운항 재개 관련 구체적 시한은 없다"고 밝혀 운항 재개 가능성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선언으로 전세계 항공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사들의 발주도 속속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잉은 지난달 에어캐나다 11대를 비롯해 총 46대의 항공기 발주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달 보잉의 항공기 인도실적은 17대에 그쳤다. 보잉은 지난해엔 200대 이상의 항공기 발주가 취소됐다.
세계 최대 항공기 임대회사인 에어로캡홀딩스는 "전세계적인 여행제한으로 항공기를 인도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보잉 737 맥스 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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