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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조, "조원태 구하기 나섰다"…한진칼 위임장 확보 '총력'

기사등록 : 2020-03-1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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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지난 9일부터 회사 내 위임장소 마련·주주 가정 방문
국민연금·일반주주 등 표심 영향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현 경영권 체제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내 임직원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 권유를 넘어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12일 대한항공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9일부터 대한항공 본사 5층에 '한진칼 주주 의결권 위임 장소'를 마련했다.

대한항공 본사.[사진= 이형석 기자]

이와 함께 주식을 소유한 임직원들에게 의결권 위임에 관한 문자를 보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자가 많은 탓에 노조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위임장에 자필 서명도 받고 있다. 노조 간부와 대의원 등 150여명의 노조원이 해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노조에서는 사내 임직원들이 소유한 한진칼 주식이 40만~45만주가량으로, 전체 지분의 1%가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도 가정 방문에 우호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주총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위임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흔치 않은 광경' 노조의 회장 지키기..."고용안정 최우선"

앞서 노조는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검은 자본을 이용해 손쉽게 이득을 얻으려는 자본의 이합집산이 회사와 한진그룹을 망치지 않도록 하려는 우리 노조의 강력한 의지를 지원하고 응원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한진칼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노조는 단순히 의결권 위임 요청을 넘어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에 대해 '고용안정'을 지켜내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이 경영권을 손에 쥘 경우 수익이 부진한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은 사모펀드를 운용해오면서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노조의 반감은 여전히 확고하다.

이후 KCGI의 회동 요청에도 노조는 "전형적인 여론 선전전이고 한진그룹 내부를 흔들어 보겠다는 유치한 발상"이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현 경영진이 3자연합보다 훨씬 낫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한진칼 지분 현황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2020.02.25 iamkym@newspim.com

◆ 노조의 '조원태 사수' 총력전...향후 지분전쟁 영향은

노조는 한진칼 전체 일반주주들을 대상으로도 의결권 위임을 받고 있지만, 개인정보 등 문제로 적극적인 작업을 펼치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회사 임직원들의 소유 지분 확보가 노조의 1차적인 목표다.

이번 주총 기준 양측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율은 조 회장 측 33.45%, 3자연합 측 31.98%로 집계되고 있다. 양측의 차이가 1%대라는 점에서 임직원들이 보유한 지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하지만 노조의 이 같은 조 회장을 향한 지지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노조의 의견이 국민연금(2.9%)은 물론, 일반주주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항공산업 특성상 노조의 지지는 조 회장 등 현 경영진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조의 지지를 받는 것은 조 회장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국민연금, 기관투자자, 소액주주들의 표심에도 노조의 의견이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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