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군사목적으로 전용(轉用)이 가능한 정밀 기계 장비를 중국에 불법 수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일본 기업이 한국에도 허가 없이 같은 장비를 수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NHK는 일본 경시청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에 '분무건조장치'를 부정 수출한 혐의로 체포된 오카와라 마사아키(大川原正明·70) 오카와라카코키 (大川原化工機) 사장 등 3명이 한국에도 같은 장비를 허가없이 수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분무건조장비는 스프레이 드라이어라고도 불리며, 주로 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다. 생물무기 제조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사양을 충족시키는 제품은 수출규제가 적용된다.
경시청은 전날 요코하마(横浜)시 소재 제조업체 오카와라카코키의 오카와라 사장과 고문, 해외영업 임원을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 2016년 중국 상하이(上海)에 위치한 독일계 기업에 허가없이 분무건조장비를 수출했다는 혐의다.
경시청은 수사를 진행하던 도중 해당 기업이 한국의 종합화학회사에도 같은 장비를 허가없이 수출한 혐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시청은 상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카와라카코키 측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문제가 된 당사의 수출제품은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 규제를 받아야 하는 제품에 해당되지 않으며 해당 제품의 수출은 동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사안은 한일 간 무역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시행하면서 군사전용 우려를 이유로 들었기 때문이다.
오카와라카코키에서 제조하는 스프레이 드라이어 장치들 [사진=오카와라카코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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