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사법농단 사건의 '키맨' 임종헌(61·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 1년 4개월 만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이날 임 전 차장이 청구한 보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가 내건 보석 조건은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할 것 △보증금 3억원 납부(보석보증보험증권 보증서로 대체 가능) △주거지로 거주 제한 △사건 관계자나 그 대리인, 친족과 전화·서신·팩스·만남 등 일체 금지 △출국시 법원에 미리 알릴 것 등이다.
이날 재판부의 결정으로 임 전 차장은 지난 2018년 10월 구속된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임 전 차장은 추가 구속 영장이 발부된 지 2주 만에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제기해 재판이 8개월간 중지됐다. 기피신청 사건의 심리 기간은 구속 기간에 산정되지 않지만,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1년 넘게 수감생활을 하는 점과 구속 만기까지 4개월 남짓 남은 점 등을 종합해 보석 허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해 4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02 mironj19@newspim.com |
임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지난 10일 열린 보석 심문 당시 "형사소송법이 정하고 있는 필요적 보석 요건 중 증거인멸 우려를 제외하면 피고인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 내용 모두를 인정하고 있고, 법리적이나 해석 관점에서 다투는 것이라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차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7월 만료됨에도, 1차 기소 사건 심리가 아직 진행 중이라 만기가 도래해 석방될 때까지도 심리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설사 필요적 보석사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해도 1년 4개월 간 구속돼 있는 점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관련 피고인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보석이 허가돼야 한다"고 석방을 호소했다.
당시 임 전 차장도 "퇴직한 이후 저와 개인적 친분관계가 있던 몇 명 빼고 당시 행정처 심의관들과는 전혀 연락하지 않았는데, 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증언을 회유할 개연성은 없다고 단언한다"고 검찰의 증거인멸 우려를 일축했다.
임 전 차장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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