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아시아, 특히 한국과 대만에서의 코로나19(COVID-19) 억제 노력에 세계가 주목해야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특집보도를 냈다. 과거 신종 전염병 대응에 실패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교훈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잘 적용됐다는 진단이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사진=자료사진] 2020.03.15 |
F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대만의 누적 확진자수는 59명 사망자는 1명에 불과했다. 3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나 1만명이 넘는 이란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다.
이는 30여명이 사망했던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엄연히 다른 결과다. 당시 대만 질병통제센터(CDC) 센터장이었던 수이젠(Su Ih-jen) 교수는 "다른 국가들의 코로나19 상황은 우리가 2003년 초반 사스 발병 초기 때 겪은 상황과 비슷한 것 같다"며 "그들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역사상 가장 어마어마하고 민첩하며 공격적인 질병 통제 노력"을 칭찬하지만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민주국가 대만과 한국의 전염병 억제 모델이 서방 국가에게 더 알맞는다고 말한다.
대만의 전염병 권위자 창산췐(Chang Shan-chwen) 박사는 "우리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투명성"이라며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는 대중이 질병 억제 노력에 동참할 수 있게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려대학교의 한국사와 한국 문화 전문가 유미연(Leighanne Yuh) 교수는 사스와 메르스 등 전염병을 겪은 경험들과 중국에서의 빠른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긴박감"을 조성했고 마스크 착용 등 전국에 '사회적 예의"가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인들은 이미 이러한 유형의 발병을 경험했기에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질병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질병이 국경 바로 앞에 닿았을 때까지 선제 대응이나 대책이 없었던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국가와 비교한다면 적어도 한국과 대만의 반응은 달랐다는 것이다.
FT는 한국의 코로나19 억제 전략은 최대한 많은 인구가 검사를 받게 하는 데 있다고 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 시설 등 포괄적으로 진료소를 마련했고 수시간 안에 검사 결과가 나와 병원에서의 감염 위험 노출이나 집단 감염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대만, 싱가포르도 공통된 국가 보건 체계,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속한 당국의 대응 등의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한국, 홍콩, 일본에서는 이러한 억제 노력에 신규 확진 증가가 감소세라고 FT는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