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내놓는 방안마다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는 시장 반응이 이어지는 등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증시가 가파르게 급락하고 있음에도 뒤늦게 공매도금지 카드를 내놓고, 시장조성자를 예외로 뒀다가 뒤늦게 유지조건을 최소화하는 등 한마디로 '뒷북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대응현황을 발표하고, "시장조성 의무 관련 공매도 최소화를 위해 시장조성 의무내용 변경 등 한국거래소 추가조치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
이에 따라 거래소는 공매도 금지 기간(6개월) 동안 시장조성자의 시장조성 의무시간, 의무 수량, 호가 스프레드 등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시장조성자가 공매도를 줄이기 위해 시장조성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판 뒤 주가가 내리면 이를 되사 수익을 내는 투자방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로 법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용하며 개인투자자는 접근이 어렵다. 때문에 국내 공매도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실제 최근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하자 공매도 규모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월 3964억6000만원에서, 2월 5091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로 이익을 거두는 동안 개인투자자는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이처럼 폭락장 속 공매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위는 지난 10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3개월간 강화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공매도 규모는 더욱 커졌다. 심지어 12일에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1조854억원으로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금융위는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6개월 공매도를 금지카드를 꺼냈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뒤늦은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시장조성자 예외조항'을 두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우리 증시는 10년 전에 비해 오르지 못하고 하락폭만 넓어지고 있다"며 "10년간 박스권에 머물면서 오르려 하면 공매도가 들어와서 끌어내리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금융당국이 시장조성자 요건 축소하는 등 공매도에 대한 일부 조치를 내놨는데, 물론 공매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겠지만 일부만 가지고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미봉책에 불과할 뿐 시장조성자에 대한 예외가 옳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증시는 10년 전에 비해 오르지 못하고 하락폭만 넓어지고 있다"며 "10년간 박스권에 머물면서 오르려 하면 공매도가 들어와서 끌어내리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18일 코스피 종가. [사진=거래소] |
현재 한투연은 공매도 금지 가처분 소송을 준비 중이며, 추가적으로 시장조성자 제도 폐지운동도 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위가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증시안정펀드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증시안정펀드란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기금으로 증시 급락 시 시장에 투입된다. 2003년 카드대란 때 4000억원 규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515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다.
당시 증시안정펀드에 대한 효과를 두고 기관들의 기금 투자로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거래대금 대비 투입금액이 미미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존재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금액을 거둘지는 모르겠지만, 전 세계적인 폭락장이 이어지는 현재 펀드나 기금에 대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