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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코로나19 공포에 글로벌 금융시장 '아비규환'

기사등록 : 2020-03-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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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라질 증시 및 유가 폭락…안전자산 '고공행진'
美 단기국채 금리 마이너스…달러지수 100 돌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그로 인한 충격과 공포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마비시키고 있다.

각국 정부가 국가 봉쇄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의적 시선을 보냈고, 글로벌 증시와 유가, 채권 등 시장 전반에서 폭락장이 연출됐다.

◆ 패닉매도에 '마비'된 증시

18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 대비 1338.46포인트(6.30%) 폭락한 1만9898.92로 마감됐다. 지수가 2만 달러 아래로 무너진 것은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31.09포인트(5.18%) 떨어진 2398.10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이후 30% 가까이가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44.94포인트(4.70%) 내린 6989.84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장 초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51.79까지 7% 넘게 하락했고,이에 따라 15분간 거래가 중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납세자들에 대한 50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지급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주식시장을 이틀 연속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지속하면서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나타났던 주식 상승분은 고스란히 날아갔다.

월스트리트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10%가량 상승한 85선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경악하는 표정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유럽 증시도 코로나19 공포가 부양 효과를 압도하며 재차 급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214.32포인트(4.05%) 급락한 5080.58에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497.39포인트(5.56%) 내린 8441.71로 집계됐다.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CAC40지수는 236.94포인트(5.94%) 하락한 3754.84에 마쳤으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11.41포인트(3.92%) 급락한 279.66을 기록했다.

남미에서는 브라질 증시가 발작 증세를 보였다.

이날 상파울루 증시에서는 보베스파 지수가 지수가 10.35% 떨어진 66,894포인트로 거래를 마쳐 지난 2017년 8월 3일의 66,777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오후 한 때 10% 넘게 밀리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30분간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후에도 폭락세가 이어졌다.

상파울루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9일부터 시작해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여섯 번째다. 지난 12일에는 하루에 두 차례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다만 뉴욕증시 마감 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반등, 19일 증시 회복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증시 정규장이 종료된 뒤 거래를 시작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하락세를 기록하다 445포인트(p) 반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선물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 20달러 붕괴위기 국제유가

국제유가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각국 봉쇄와 그로 인한 침체 불안에 18년래 최저 수준까지 자유낙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6.58달러(24.4%) 폭락한 20.37달러에 마감돼 지난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지난 10일 동안 56%가 밀렸는데, WTI 선물이 도입된 1983년 이후 이 정도의 기간에 가격이 이만큼 떨어진 적은 없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은 장중 24.52달러까지 밀리며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전날보다 배럴당 3.85달러(13.4%) 폭락한 24.88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이달 말 세계 석유 수요가 일일 평균 최대 800만~900만 배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2분기 유가 전망을 배럴당 평균 20달러 수준으로 하향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올해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날에는 모간스탠리가 2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35달러에서 30달러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 금과 美 국채도 매도 동참

금융시장 대혼란 속에 투자자들의 현금 선호가 강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미국 국채 역시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1%(47.90달러) 하락한 1477.90달러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1.16%로 10bp가 올랐고, 3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1.76%로 8bp가 상승했다.

다만 장기물 국채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단기물 국채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1개월 만기 미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0.003%를 기록했고, 2개월 만기 미국채 수익률도 -0.020%로 내려 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사태와 그로 인한 심각한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비교적 거래가 쉬운 단기물로 몰려 가격이 오르고, 가격과 반대인 금리는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찰스슈왑 수석 채권전략가 케시 존스는 "오늘 나타난 현상은 대규모 안전자산 도피의 예"라면서 1년 만기 이하의 단기물의 경우 장기물에 비해 거래가 쉬워 현금같이 간주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현금을 간절히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달러지수 100 돌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외환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이날 101.08로 전날보다 1.7% 정도 오르며 2017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지수 일일 상승 폭은 2016년 6월 24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달러가 고공행진 하는 사이, 영국 파운드와 호주달러, 뉴질랜드달러 등은 수년 내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미 달러 대비 호주달러 가치는 0.5702달러로 17년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뉴질랜드달러는 0.5697달러로 11년래 최저치를 다시 썼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16달러로 3.73% 하락하며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던 일본 엔화와 스위스프랑마저 달러 앞에서는 힘을 못 썼다면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0.4%, 스위스프랑 가치는 0.8% 정도 밀렸다고 전했다.

또 캐나다달러는 유가 하락과 맞물려 달러 대비 4년래 최저치로 하락했고, 이날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3.75%로 인하했음에도 미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5.199헤알로 4%가 올랐다. 그만큼 헤알화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올 들어 헤알화 가치는 30% 정도 밀린 상태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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