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이 연기되고 각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대학생들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명확치 않아 실제 등록금 반환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25일까지 '코로나19 대학가 대책마련 요구 서명운동 및 수업권 침해 사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대넷의 서명운동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24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대학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0.03.11 dlsgur9757@newspim.com |
전대넷은 서명운동을 비롯해 온라인 강의 만족도와 이로 인해 겪었던 피해 사례, 개강 연기로 인한 피해 사례 등도 조사하고 있다. 전대넷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의 62.5%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학사일정 조정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현재 일부 대학은 개강 이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이버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의 경우 온라인 강의는 학기당 전체 교과목 중 20%를 넘을 수 없다는 대학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해당 규정을 2020학년도 1학기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학 등록금 반환을 요구할 근거가 사라진 셈이다.
결국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로 인한 강의 질 하락 등을 이유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강의 질 하락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데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학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대넷은 "학교별 원격 강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학교 및 교육부의 대책 미비로 학생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대학은 등록금에 걸맞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외면했으나 현재 온라인 강의에 대한 대책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학교와 정부의 대책 미비로 인해 발생하는 책임을 학생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책임 회피가 아니라 '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 청원은 이날 오전 기준 10만9000여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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