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회의'에 경제 참모들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2008년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열린 같은 성격의 회의에 김종창 전 금감원장이 참석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24일 청와대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매주 1회씩 열리는 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 윤 원장은 참석자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비상경제회의는 지난 19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2회 열렸다.
비상경제회의 고정 참석자는 대통령 비서실을 제외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6명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2019.10.08 alwaysame@newspim.com |
비상경제회의는 필요시 관계부처 장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정책기획위원장, 경사노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경제단체장, 양대노총 위원장, 민간 전문가, 연구기관장, 기업인 등이 참석한다. 실제 이주열 총재는 지난 19일 첫 회의에 '금융지원' 방안 논의를 위해 참여했다. 그러나 윤 원장은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대조를 이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2009년 1월 8일부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했다. 당시 참석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전광우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사공일 대통령 경제특보, 박병원 경제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등이다.
이 과정에서 김종창 전 금감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맡아 대표로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금일 열리는 2차 비상경제회의 이후에는 은성수 위원장이 발표자로 나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다.
이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의아하다는 시각을 앞다퉈 보내고 있다. 금융시장 관리·감독 역할을 하는 금감원이 청와대 비상경제회의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점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은 시장을 모니터링하기에 경제충격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비상경제회의에 금감원장만 제외된 것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윤 원장이 취임 후 키코 외에 의욕을 보이는 사안이 없다. 임기 중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등 대형 금융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관리·감독 소홀 지적을 받았다"며 "회의에서 빠진 것은 금감원 위상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윤 원장이 여러 위기상황에서 순발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탓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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