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국고채 금리가 하룻만에 다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발표에 이어 우리나라도 100조원을 위기에 처한 기업과 일자리에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2배나 많은 20조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채안펀드 집행 시기가 다음달부터라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고,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져 금리 하락폭은 제한됐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대비 2.6bp(1bp=0.01%포인트) 내린 1.127%에 거래를 마쳤다.
5년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각각 3.2bp, 1.0bp 하락한 1.430%, 1.708%를 기록했다.
20년과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각 2.2bp, 0.1bp 내린 1.780%, 1.767%에 마감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2020.03.24 hyung13@newspim.com |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통한 무제한, 무기한 자산 매입 계획을 밝혔다. 기존에 시행중인 장단기 국채와 모기지 증권 매입을 금융시장 안정에 필요한 만큼 제한 없이 사들이고, 상업용 모기지담보부증권도 QE를 통한 자산 매입 대상에 포함하기로 하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 계획을 공개한 것.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대규모 유동성 공급 계획이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2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을 위한 채권·증시안정펀드를 각각 20조원,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최대 2배 늘어난 조치다.
그럼에도 금리 하락폭은 제한됐다. 이날도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에서 4051계약을 순매도했으나 10년 국채선물에서는 245계약 순매수로 돌아섰다.
채안펀드 규모가 20조원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시장에선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캐피탈콜 방식으로 우선 3조원을 집행하긴 하지만 다음달부터 집행한다는 시기에 대해선 아쉬움이 나왔다. 3월말 자금 수요가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서두르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008년 채안펀드가 조성됐을 당시(11월 발표) 금리 저점은 한달여 뒤인 2009년1월초에 나타났다는 점도 부각됐다.
문홍철 D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채안펀드 규모가 결정됐으나 크레딧 시장의 안정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했다"면서 "앞서 채안펀드를 조성했을 당시에도 금리 스프레드가 벌어졌던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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