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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급감에도 '폭풍매수' 여전...개인 주도 상승장 현실화될까

기사등록 : 2020-03-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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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늘었지만 투자자예탁금 연일 사상 최고치
"반대매매 우려 해소...추가 투자 여력 충분" 분석
유동성 추가 공급시 개인 순매수 당분간 이어질 듯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코스피가 연일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공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연일 거래 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증권사들은 앞다퉈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신용융자 급감에도 개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데 주목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다양한 정보로 무장한 개인들이 투자 수익은 물론 코스피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월별 고객예탁금 추이 [자료=Dataguide, 하나금융투자]

30일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하는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45조169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해 예탁받은 금전을 말한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30조원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투자자예탁금은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3월 중순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코스피가 하루에만 127.51포인트 급등했던 24일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으며, 26일에는 하루에만 3조7000억원이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개인 중심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시기와 일맥상통한다.

3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사들인 국내 주식은 10조원을 넘어섰다. 27일까지 총 20거래일 중 18거래일에서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코스피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됐다. 같은 기간 12조원을 팔아치운 외국인과는 극명하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증시 러브콜 행렬은 최근 일련의 외국인 엑소더스에 대항하는 시장 완충기제 역할을 담당했다"며 "향후 추가 매수여력을 가늠하는 고객예탁금의 폭발적인 증가는 이들의 매수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국내증시 폭락으로 대규모 반대매매가 발생했음에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지난 13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8.5%를 기록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13일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거래 중단)와 사이드카(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 정지)가 한꺼번에 발동하고,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600선을 터치한 날이다. 이날 기점으로 10조원을 상회하던 신용공여 잔고도 빠르게 급감해 불과 2주만에 6조원대 수준까지 축소됐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 가치가 계약 증권사와 설정한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매수한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할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으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려는 투자자가 증가해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난다. 반면 증시가 급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신용 잔고를 줄이거나 반대매매가 발생해 매수 규모가 감소하고 주가도 추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3개월간 신용공여 잔고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하지만 신용융자 잔고 감소 및 반대매매 비율 확대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26일부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일일거래대금 10조원을 넘어섰고, 주식거래활동 계좌수 또한 3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시장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한 달 내내 매도하고 있음에도 개인이 해당 물량을 계속 소화하며 주가를 끌고 가는 것은 과거 주식시장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이슈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우량주를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거둬 '개미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융시스템 위기 가능성을 일단 벗어난 만큼 실물 경기 둔화를 반영한 2차 조정시 현금 여력이 남아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호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당분간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투자는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시장의 변동성이 한번에 축소되기 보다는 바닥 확인 과정 진행 기간 동안 높은 영역에서 등락을 거듭했다"며 "패닉 구간 재현에 대한 걱정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VIX(변동성지수) 레벨에는 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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