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국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연일 슈퍼 경기부양책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2차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월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되면서 중국 경기도 차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중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상태다. 중국이 연일 쏟아내는 거시경제 정책에 힘입어 소비, 생산, 투자는 회복 국면으로 전화되는 추세이나, 전세계 바이러스 사태가 악화되면서 해외 수요 감소에 따른 '외수 불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중국 중타이(中泰)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바이러스 사태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지만 경제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향후 몇 개월 간 외수 충격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을 필두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한국 등 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한 국가들 중 대다수가 중국의 주요 수출국인 만큼, 이들 국가의 경제 악화에 따른 해외 수요 감소는 중국 외수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 바이러스 확산세가 절정기에 달할 2분기 충격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올해 전체 경제는 '제로'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후이 신화사 = 뉴스핌] 배상희 기자 = 1일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을 기록해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중국 제조업 경기와 소비 개선 조짐 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외수 불황' 장기화 가능성 등으로 중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상태다. |
◆ 1분기 전체 수출 손실액 111조 초과 전망
보고서는 2월 하순부터 전세계 바이러스 사태가 심화되면서 중국의 외수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프랑스, 영국, 한국 등은 바이러스 사태 심각국이자 중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이들 국가의 제품 수요가 중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이들 국가의 경제 또한 거대한 타격을 입으면서 중국의 수출 규모도 크게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HIS Markit에 따르면 3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모두 대폭 하락했고, 그 중 서비스업 PM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수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의 더 이코노믹 사이클 리서치 인스티튜트(ECRI) 경기선행지수, 유럽 주요 국가의 경제성장 전망치 및 소비자신뢰지수, 일본의 소비자신뢰지수 등에 근거해 산출한 중국 주요 수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주요 수출국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2분기에는 성장률 하락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보수적으로 예측하면 미국과 유럽,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각각 -10%, -5.5%, -7.2%를 기록할 것으로, 비관적 관점에서는 각각 -17.4%, -7.5%, -10.7%를 기록할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GDP 전망치를 근거로 해외 수요 감소가 중국 외수 경제에 미칠 영향력을 수치로 산출해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1~2월 중국의 수출은 15.9% 급락하고, 이에 따른 1~2월 전체 수출 손실액은 총 3867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3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0% 정도까지 하락하면서, 올해 1분기 전체 수출 손실액은 6500억 위안(약 111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례로 중국패션협회(中國服裝協會)가 3월 14일 발표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46%에 해당하는 기업의 주문량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수출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2분기 수출은 더욱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낙관적 관점 하에 2분기 관련 업계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3.1% 하락해, 해당 기간 총 수출 손실액은 5613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관적 관점 하에서의 하락폭은 21.4%, 총 손실액은 9137억 위안으로 예측됐다.
[저장 신화사 = 뉴스핌 특약] 배상희 기자 = 해외 코로나19 쇼크에 따른 경기 침체로 해외 수요가 감소하면서 '외수 불황'에 따른 중국 경제의 '2차 쇼크'가 우려된다. |
◆ 2분기 외수 악화에 올해 '제로 성장' 관측도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감소라는 악재가 이어질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 GDP 규모는 1조2500억 위안 정도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구체적으로 수출 감소가 분기별 GDP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1분기 GDP는 약 5200억 위안 규모가, 2분기 GDP는 약 4490~7310억 위안 규모가 축소돼, 올해 전체 명목상 GDP 증가율의 1.0~1.3% 포인트를 끌어내릴 것으로 점쳐진다.
보고서는 외수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투자와 소비 전망을 함께 고려했을 때 1분기 명목상 GDP는 전년동기대비 10%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는 명목상 GDP 성장률 하락폭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외수와 소비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으면서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낙관적 관점에서는 상반기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하반기 폭발하고, 하반기 외수가 개선되면서 전체 GDP는 2~3%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비관적 관점에서는 1분기 경제 손실이 이미 기정사실화 된 데다, 2분기 수출과 서비스업 소비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면서, 3~4분기 경제가 중간 성장을 이어간다 해도 올해 전체 GDP 성장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성장률을 배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내놨다.
보고서는 앞서 낙관적∙비관적의 두 가지 관점에서 산출한 GDP 성장률을 고려할 때, 재정적자율을 3.5%로 확대하고 특수목적의 채권발행 규모를 3조 위안으로 확대한다 해도, 여전히 명목상 GDP는 4.4~6.5조 위안에 가까운 재정 부족분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난해 대비 6~8조 위안(1035~1380조원) 많은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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