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올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깊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2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전망(Global Economic Outlook)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의 깊은 침체가 피치의 기본 전망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속도가 붙으면서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크게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올해 세계 경제가 1.9%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영국 역시 각각 3.3%, 4.2%, 3.9%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가 침체에 빠지면서 중국의 성장률 역시 제한될 것으로 보면서 피치는 중국이 올해 2%를 밑도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브로드웨이가 텅 비어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21 007@newspim.com |
피치의 브라이언 컬튼 수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GDP가 전체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지만, 올해 상반기 경제활동과 일자리에 대한 직접 충격은 훨씬 더 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팬데믹의 확산과 이를 제어하는 데 필요한 조처가 유럽과 미국 전역의 봉쇄 조치를 기본 전망에 포함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가정이 3월 GEO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봉쇄 조치가 EU와 미국의 2분기 GDP를 연간 기준 28~30%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것은 전후 유례없는 1분기 GDP 감소"라고 지적했다.
특히 피치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률이 2021년 후반까지 바이러스 확산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비관했다.
보고서는 봉쇄 조치가 경제 주체들의 활동에 즉각적이고 극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전국적인 봉쇄가 정상적인 수준보다 경제 활동을 20%가량 위축시킨다고 분석했다. 피치는 바이러스의 GDP 영향이 봉쇄가 얼마나 지속할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피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회사채와 신흥국 채권 수익률 상승이 세계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고 있으며 달러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신흥국 성장에 추가로 역풍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피치는 올해 브렌트유가 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35달러로 낮췄다.
보고서는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통화정책 대응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대규모인 데다 빨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규모 재정 부양 패키지가 GDP의 10%에 해당하며 독일과 영국에서는 약 5%에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올해 하반기 보건 위기가 완화된다는 가정하에 성장률이 꽤 반등할 것이며 거시 부양책 역시 성장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피치는 이 같은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도로 크고 하방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강조했다. 봉쇄 기간이 더 오래 지속할 경우 올해 GDP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GDP 성장률이 추가 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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