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서명한 2조2000억달러 규모 코로나19(COVID-19) 관련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중소기업 대상 대출 프로그램이 3일(미국 현지시간) 본격 시작되지만, 정작 은행들은 간략한 지침만 뒤늦게 받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JP모간체이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현재 미 중소기업청(Small Business Administration)과 재무부로부터 정확히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할지에 대한 세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
미 중소기업 대출 컨설팅사 멀티펀딩의 에이미 카사르 최고경영자(CEO)는 "은행들은 하나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그들은 대출 프로그램을 어떻게 진행해야하는지에 대한 당국 지침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최대의 경기부양 패키지에서 피해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에 할당한 예산은 3500억달러. 중소기업들이 정부 제공 프로그램의 대출을 신청하면 3주 안에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이 "금요일 개시되어 제공될 것"이라고 했지만,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고객들에게 "우리가 기대했던 날짜 4월 3일에 대출 신청건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메일 공지를 발송했다고 한다.
JP모간체이스 외 CNBC가 취재한 은행 업계 모두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일관된 답변을 내놨다. 은행들은 31페이지 분량의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 '잠정적 최종 규칙'(Interim Final Rule) 문서를 이날 늦게 받아 불과 수시간 안에 이를 전부 숙지하고 업무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대출 프로그램 전용 웹 포털사이트를 개설하라는 지시는 전날에서야 받아 부리나케 온라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형국이다.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는 일단 자사 고객들의 신청서만 신규 개설 사이트를 통해 받아놓기만 하겠다는 입장이다. 3사 외 다른 은행들은 당장 어떻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지 미지수다.
미국 소매금융 은행을 대표하는 소비자금융연합회(Consumer Bankers Association)는 "대출 프로그램 시작 수시간 전에 지침을 받았기에 은행들이 급하게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려 함에 따라 우리는 중소기업 고객들에 잠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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