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한국의 정기국회 격인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오는 10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통일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 등 관전포인트를 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올해도 시정연설을 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2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지금까지 총 11차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했다. 이 중 김 위원장은 총 7번 참석했다.
통일부 청사 내부 [사진=뉴스핌 DB] |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 계기 첫 시정연설을 통해 대남메시지를 내놓고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의 철저한 이행과 '외세 의존' 자세를 버리라고 했다.
또한 3차 북미정상회담에 관심을 표하면서 미국에 일명 '연말 시한'을 제시했다. '선(先) 비핵화 조치 후(後) 보상'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비핵화 협상 기조의 전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련의 대남, 대미메시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남북 간 소강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통일부가 김 위원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에는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 대남정책 방향과 대미메시지까지 전달한 적이 있다"며 "지난달 22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같은달 30일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의 담화가 발표됐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대외메시지가 발표될 것인지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2020.01.01 noh@newspim.com |
◆ '코로나 밀봉' 北, 경제난 타개책 내놓나…조직개편도 관심사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법률 제정과 예산 심의·의결, 국가직 인사와 정책 등을 결정한다. 매년 1~2회 개최돼 왔고 지난해에는 4월과 8월 두 차례 열렸다. 통일부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예결산 관련 회의는 지난 2016년을 제외하고 매년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다뤄졌다.
아울러 올해는 코로나19 국면인 만큼 관련된 '맞춤형 정책'이 제시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 1월 말부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며 북중 접경 봉쇄, 밀무역 차단 등 '밀봉'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경제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일련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이 논의될 것이라는 평가다. 더불어 보건 분야 예산이 증가될 가능성도 정부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상황에 북한의 이례적인 행보도 눈에 띈다. 그간 대의원 등록은 최고인민회의 개최 날짜가 공지되고 1~2일 전에 이뤄졌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 회의 당일에 대의원 등록을 한다고 알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정이 간소화 된 편"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 전역에서 방역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며 "대의원들이 과거 통상적으로 해왔던 금수산궁전 참배, 조선혁명발물관을 참관 등 평양 시내 참관행사를 그대로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취소 할 것인지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조직문제도 주목할만하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열린 11번의 최고인민회의 중 9번이 조직문제가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문제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사실상 2인자로 평가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다. 최고인민회의에서의 호명 순서나 주석단 배치 등을 통해 그의 강화된 입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리선권 외무상의 국무위원 진입 여부, 최선희 제1부상의 국무위원 직 유지 여부 등을 두고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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