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융통화위원 4명이 교체되기 전 마지막 금통위 정례회의가 오는 9일 열린다. 이번 회의에선 연 0.75%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다. 시장에선 한은이 당장 카드를 내놓지 않더라도 유동성 공급이나 공개시장조작 정책 시그널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2020.02.27 lovus23@newspim.com |
◆ 10명 중 9명 채권 전문가 동결 전망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 동결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조사한 4월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9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달 '빅컷'으로 0%대에 진입했다.금통위는 지난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1.25%에서 0.5%p 낮춰 0.75%로 대폭 인하했다. 연달아 금리를 낮추긴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가 막 가동됐기에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 우세하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당장은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채권 매입과 여전채 관련 이슈 해결, RP매입 등 지난 주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정책 진행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정책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인하, 공개시장운영 대상에 은행채 추가 등 조치를 발표했다. 이밖에도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RP 무제한 정례 매입 제도 등을 발표했다. 일시적이긴 했으나 국고채 1조5000억원 어치를 단순매입하기도 했다.
◆ 장기 국고채 금리 반등·크레딧 불안 계속..."대책 마련해야"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다. 겨우 안정을 찾은 채권시장이 다시 흔들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내내 코로나19 팬데믹 공포에 시달리던 국고채 시장은 한은의 무제한 RP 매입 시행으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3차 추가경정예산안 검토 뉴스로 장기물 금리가 반등했다. 7일 10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037%p 오른1.58bp까지 상승했다.
구체적 계획은 안나왔지만 적자 국채, 국민채권 발행 등이 방법으로 거론된다. 만일 정부가 적자 국채를 발행하게 되면 한은의 국고채 매입은 불가피하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한은이 쓸 수 있는 공개시장조작 방법 중 하나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경 얘기로 장기 금리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일본은행(BOJ)처럼 공격적 행보는 어렵지만 국고채 매입 필요성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각국의 통화정책이 BOJ의 뒤를 밟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BOJ는 10년물 국채금리가 일정 레인지를 넘으면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수익률통제방식(수익률곡선 관리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은 국채의 매입규모를 설정하는 양적완화와 달리 매입가격을 설정해 국채금리가 목표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청와대가 추경을 언급한 이상 한은이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적어도 4월 중 한국은행은 정책 공조 차원의 국채매입 규모 확대 시그널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한은법 75조에 따라 의회 동의 하에 정부로부터 국채 직접 인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크레딧과 기업어음(CP) 금리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추가 유동성 공급 조치도 나올 수 있다. CP 금리는 2%대를 상회하고 있고 회사채 'AA-' 3년물과 국고채 스프레드는 지난달 말 이후 1% 이상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여신을 검토하기 위해 제 80조 유권해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이주열 총재는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유사시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직접대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80조에 따르면 금통위원 4명의 찬성을 조건으로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대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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