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증권사 6곳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그동안 확대해온 파생결합상품 거래, 부동산 자산 등이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7일 무디스는 KB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6개 증권사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검토'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무디스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성, 자본적정성, 자금조달,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증권사는 파생결합증권 관련 거래, 단기금융업과 우발부채, 저금리 환경 하의 리스크 선호 확대에 따른 해외자산과 부동산 자산이 증가해 취약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6개 증권사들의 자체 헤지 파생결합증권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며 헤지거래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05조원에 이른다.
무디스는 "국내 증권사들의 파생결합발행 잔액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파생상품 트레이딩 마진계좌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자의 집중적인 환매 ▲헤지거래의 손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불완전판매 주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부동산 보증과 연결된 우발채권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무디스는 "우발부채는 주로 건설 프로젝트나 딜 파이낸싱을 위한 신용보증 또는 유동성 보증과 관련되어 있다"며 "국내 경제성장 둔화로 건설 프로젝트의 퀄리티 및 관련 자금조달이 약화될 수 있다. 또 다수 프로젝트의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3년간 6개 증권사의 우발부채는 증가세로 작년 9월말 기준 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 평균이 62%에 달한다.
더욱이 국내 증권사들이 대체투자 자산 판매를 확대한 가운데 자산평가손실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대부분 증권사는 리테일 투자자 또는 기관투자자에게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에 진출한 이후 최근 2년간 자금조달구조와 유동성이 상당히 약화됐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수년간 파생결합증권 발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구조와 유동성이 취약한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 호텔, 관광업이 직격타를 맞은 가운데 미국 호텔 자산 인수 및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등 현재 진행중인 거래들이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다양한 시장안정화 조치는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유동성공급을 위해 RP 무제한 매입안을 발표하며 동시에 RP매매 대상기관과 대상증권을 확대했다. 금융당국 역시 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20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와 10조 규모 증시안정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무디스는 "이러한 조치가 증권사의 자금조달 및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무디스는 "유사시, 정부와 증권사 모기업들의 지원가능성도 반영해 신용등급을 상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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