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자녀의 동양대학교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58) 교수가 지난해 논란이 불거질 당시 학교 측에 "총장 직인이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느냐"고 문의한 통화 녹취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는 8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 대한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동양대 교원인사팀장 박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씨는 지난해 정 교수의 남편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 표창장 위조 논란이 불거지자 교육부 측에 관련 자료 제출을 담당하고 정 교수와 여러 차례 전화통화한 인물이다.
이날 법정에서는 당시 두 사람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박 씨는 교육부에 자료 제출을 위해 구두 동의를 받으러 녹취한 것이었는데, 추후 사안이 심각해져 녹취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 교수의 동의를 받고 통화녹음을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녀 부정 입시 및 가족 투자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10.23 mironj19@newspim.com |
녹취에 따르면, 정 교수는 "총장님 직인을 뭘로 찍느냐"고 물었고 박 씨는 "상장 용지를 갖다놓고 직인 대장에다 기재한 후 직인을 찍는다"고 답변했다.
정 교수는 재차 "인터넷 이미지로 엎어서 찍고 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냐"고 위조 가능성을 물었고, 박 씨는 "직원이 (이미지를) 얹으려면 얹을 수는 있다. 우리는 빨간색 인주로 찍는데 손으로 지워보면 지워진다"고 답했다.
박 씨가 "어떤 것 때문에 그러느냐"고 하자 정 교수는 "딸에게 (총장 직인) 인주가 번지는지 보라고 물어봤더니 안 번지다고 그랬다. 이해가 안 가서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에 박 씨는 "모든 상장은 인주로 된 도장을 찍어서 나간다"고 재차 답했다.
박 씨는 지난해 검찰 조사 당시 "정 교수가 물어본 수료증이 문제가 되는 표창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측은 지난해 청문회와 검찰 수사 당시 해당 표창장 원본이 분실됐다고 말한 바 있다.
정 교수 측은 이후에도 전화해 다른 교수들도 '총장 디지털 직인 파일'을 만들어서 썼다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냐고 물었지만, 증인은 "총장 직인 파일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변호인이 반대신문에서 "디지털 직인 파일이 없다고 어떻게 확정 하느냐"고 묻자 "본 적이 없다"며 "졸업장에 쓰이는 파일은 있다. 인쇄소에 줄 때는 그걸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졸업장처럼 대량 생산해야 하는 상장의 경우 인주 대신 디지털 직인을 찍을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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