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유입을 줄이기 위해 13일 0시부터 90개국에 대한 비자 면제와 무비자 입국을 제한했다.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전수검사를 실시해 당분간 해외에서 들어오는 단기체류 외국인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한국인 입국을 금지한 151개 국가 중 비자 면제협정을 체결한 56개국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34개국을 포함한 총 90개국 국민들은 그동안 적용받던 한국 입국절차 간소화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의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가 실시된 지난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특별수송 공항버스 탑승 안내를 받고 있다. 2020.04.01 mironj19@newspim.com |
비자 면제협정 체결 국가엔 스페인·이탈리아·독일·터키·말레이시아·태국·브라질 등이, 무비자 입국 허용 국가는 호주·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주요국이 포함됐다.
이들 나라 국민들은 한국에 오려면 비자를 따로 발급받아야 한다. 비자 신청을 위해서는 48시간 이내에 의료기관에서 받은 코로나19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며, 우리 정부는 기존보다 더욱 강화된 심사를 거쳐 입국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가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 재외공관에서 지난 5일까지 외국인에 발급한 90일 이내 체류 단기비자 효력도 이날부터 잠정 정지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해외유입을 통한 감염 확산에 대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고 방역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꼭 필요한 외국인 입국은 허용한다는 '개방성'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교·공무 목적, 투자·기술제공 등 필수적 기업 활동 목적, 우리 국민의 가족 또는 긴급하거나 인도적인 사유에 해당할 경우 신속히 비자를 발급해준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는 국가는 한국인 입국을 허용하고 비자 면제와 무비자 입국도 가능한 미국·영국·아일랜드·멕시코 등 소수다. 그러나 이들 국가 여권 소지자들도 한국에 입국하면 코로나19 의심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14일간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특히 이날 0시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민은 입국 3일 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기존에는 미국발 입국자가 14일 자가격리 중 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방침이었다.
이번 조치는 2주간 해외유입 환자 459명 중 미국에서 유입된 사례가 228명으로 약 절반을 차지하는 등 미국발 감염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보다 먼저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지난달 22일부터 자가격리 후 3일 내 전수검사를 진행해왔다.
박 장관은 "외국인들의 입국절차가 엄격해짐에 따라 경제계나 학계 등 부작용도 존재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임을 양해해 주시고 이에 따른 불편도 감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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