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살아 돌아오겠다"던 그들의 말이 현실이 됐다.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에 불복해 탈당과 동시에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렀던 통합당 출신 인사들이 속속 당에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당초 무소속 출마자들의 복당을 불허하겠다고 엄포를 놓던 통합당도 선거 '참패'에 따라 한 석 한 석이 소중한 상황에서 이들의 복귀를 막을 명분은 많지 않아 보인다.
강원 강릉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권성동 의원은 지난 16일 통합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번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대구 수성을 후보, 김태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후보, 권성동 강원 강릉시 후보, 윤상현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후보. [사진=뉴스핌 DB] |
권 의원은 "선거 기간 중 여러 차례 밝혀왔듯 통합당에 복당 신청을 했다"면서 "함께 달려온 시·도 의원 전원을 비롯한 당원들도 함께 복당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합당의 전국 지역구 84석이라는 참담한 결과는 국민을 무시한 공천의 결과이자 보수 혁신과 재건을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면서 "강릉 시민의 뜻을 받들어 당으로 돌아가 큰 정치로 보수를 살리고 더 큰 강릉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당선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도 복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당선인은 지난 16일 당선이 결정된 직후 "빠른 시일 내에 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 창출의 중심에 서겠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복당 의사를 밝혔다.
홍 당선인은 "우여곡절 끝에 자라난 고향 대구로 돌아와 천신만고를 겪으며 승리했지만, 우리 당이 참패하는 바람에 마음이 참 무겁다"면서 "조속히 당에 돌아가 당을 정상화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인천 동·미추홀을의 윤상현 의원 역시 복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의 입장이다. 지역구에서 84석을 가져오면서 참패한 통합당 입장에서는 무소속 의원들이라도 당에 돌아와 힘을 보태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인사들에 대한 당 내 인식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이 문제다.
조경태 통합당 최고위원은 "당 안팎으로 보면 (무소속 당선인들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며 "(복당을) 허용하자는 분도 계시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의 미지근한 반응에 홍 전 대표는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당을 운운하는 질문 자체가 무례하고 불쾌하다"며 "내가 이 당을 25년간 지키고 공중 분해 직전까지 갔던 당을 살린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뜨내기들이 잠시 당을 차지해 당권 농단을 했지만 이 당은 여전히 한국 보수 우파의 본산"이라며 "탄핵 때 당을 배신하고 지난 대선 때 당을 비난해고, 지선 때 분탕질 쳤던 사람들이 나의 복당 문제를 운운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조경태 최고위원은 "(무소속 당선인들과의) 협력관계는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며 "홍준표 전 대표와도 소통을 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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