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국제 유가 하락세가 계속되자 추가 원유 감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과 사우디 왕자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전화 통화를 마치고 낸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석유 시장을 면밀히 계속 관찰할 것"이라며, "OPEC+와 다른 산유국은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非) OPEC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5~6월 두 달 동안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량이다.
미국, 캐나다 등 비OPEC+ 산유국은 OPEC+처럼 합의를 통한 의무적 감산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 발표와 다짐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이번 주 들어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9달러대 초반으로, 이번 주 16% 하락 중이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 동안 근 10% 떨어져 28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OPEC+의 감산량 970만배럴에 더해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 약속된 전략비축유 구매분과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비OPEC+의 감산분을 합치면 실질적인 감산량은 하루 총 1950만배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의 생산량이 연내 하루 2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과 달리 미국의 200만배럴 감산 달성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달 앞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말 미국의 생산량이 하루 평균 약 111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작년 4분기에는 280만배럴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의 감산분은 하루 110만~170만배럴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 캐나다 자원부는 하루 약 480만배럴을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450만배럴이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 생산됐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州)는 이미 캐나다산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이미 생산을 줄였다고 밝혔으나, 추가 감산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서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는 감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노르웨이 석유국(NPD)는 하루 약 175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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