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김영삼(YS)·김종필(JP)를 뒤따를 9선 신화는 없었다. 20대 국회에서 8선을 기록한 서청원 우리공화당 의원은 21대 국회에 돌아오지 못하게 됐다.
4·15 총선을 거치며 올드보이들이 대거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다. 특히 '민주당 바람'이 호남을 휩쓸며 호남 기반 정당인 민생당 다선 의원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패배에 대해 허리숙여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16 leehs@newspim.com |
'호남 맹주'로 불리던 천정배·박지원·정동영 의원도 이번 총선에서 모두 낙선했다.
6선인 천 의원은 2015년 재보궐 선거를 시작으로 광주 서을에서 내리 재선을 지냈다. 이번에는 낙선 시 '정계 은퇴'라는 배수진을 쳤지만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후보를 상대로 대패했다.
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5년 너무도 행복했다"며 "그동안 베풀어주신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정치 9단'으로 불리던 박지원(4선) 의원도 국회를 떠나게 됐다. 박 의원은 전남 목포에서 18~20대 의원을 지냈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정치신인 김원이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정계에서 박 의원의 낙선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민주당 몰표세가 이어지며 박 의원은 11.4%p 차이로 밀렸다.
박 의원은 "12년의 대장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겠다"며 "지난 사랑에 감사드리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페이스북에서 낙선 소감을 밝혔다.
전북 전주병에서 5선 고지를 노리던 정동영 의원의 전주 불패 신화도 깨졌다. 15대 총선을 시작으로 24년 정치인생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선거과정에서 "당선 여부를 떠나 마지막 출마"라고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다만 낙선 이후 전북도의회를 찾아 향후 정치적 행보를 묻는 질문을 받자 "천천히 생각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 때 민주당계 유력 대권주자로도 손꼽혔던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민생당은 지역구 선거와 비례정당 투표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민생당의 비례정당 득표율은 단 2.7%. 원내 입성 기준인 정당 지지도 3%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손 위원장은 민생당 비례대표 14번에 이름을 올렸다.
손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참담한 결과를 보고 여러분 앞에 서게 돼 송구스럽다"면서도 "내게 아직 건강이 있고 새롭고 왕성한 정신이 있다"며 정계 복귀 여지는 남겼다.
5선에 도전했던 민생당 박주선(광주 동남을)·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도 고배를 맛봤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선,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청원 자유공화당 의원. 2019.07.31 kilroy023@newspim.com |
상도동계 대표주자로 시작해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서청원 의원도 낙선했다. 8선 서 의원은 20대 국회 최다선 의원이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우리공화당 비례대표 2번을 받았지만, 정당득표율이 0.7%에 그치며 정치인생도 마감하게 됐다.
현재까지 최다선 국회의원은 9선 의원이었던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박준규 전 국회의장 등 3명 뿐이다. 9선을 노렸던 서 의원의 탈락으로 한동안 이들의 기록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의 경우 4·15 총선에서 완승하며 '중진 불패' 신화를 세웠다.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이 6선 기록을 세웠고, 김진표·변재일·이상민 의원 등이 5선 도전에 성공했다. 5선 의원이 8명, 4선 의원이 11명에 이른다.
야권에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구 수성을을 차지, 5선에 성공했다. 보수당 대권주자였던 홍 전 대표는 보수 텃밭에서 개인기로 살아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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