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지구촌 경제의 침몰 위기의 해법으로 주요국이 동원한 '슈퍼 부양책'이 부채 위기와 이른바 '더블딥' 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대응책이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을 필두로 각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불어나는 한편 국가 디폴트 사태가 연쇄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제 석학들이 전례 없는 규모의 부양책에도 강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또 한 차례 경고음이 나온 셈이다.
1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이미 전세계 절반에 해당하는 국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상황이다.
전망은 더욱 흐리다. 트럼프 행정부는 2조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중소기업 긴급 대출 프로그램은 바닥을 드러냈고,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번지는 실정이다.
GDP의 30%에 이르는 독일의 부양책과 최근 일본의 106조엔 규모 부양책까지 꼬리를 무는 재정확대가 궁극적으로 부채 위기의 도화선이 될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구촌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제 셧다운으로 인해 올해 글로벌 GDP가 3% 역성장하는 한편 신용 경색과 디폴트 상승에 따른 금융시스템 패닉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앞서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트 유닛(EIU)은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 확대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 수 년간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부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WB)은 연초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지기 전부터 부채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2010년 이후 전세계 부채가 1970년대 이후 가장 빠르고, 크게 불어났고 이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세계 부채는 7조5000억달러 늘어났고, 총 부채 규모는 250조달러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석학들은 유럽의 주변국부터 시작해 선진국으로 순차적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부채 규모가 이미 위험 수위에 이른 국가의 경우 현실적인 대응책을 동원하지 않을 경우 파괴적인 결과를 맞게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 가운데서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특히 심각하다는 점에서 시장 전문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양국의 확진자 수는 16일 기준 각각 18만2816명과 16만5155건으로 나타났고, 사망자는 1만9100명과 2만1600명으로 파악됐다.
부채 위기와 함께 더블딥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6.8%로 곤두박칠 치는 등 '코로나 쇼크'가 지표로 드러나기 시작한 상황.
부양책에 기대 연말 회복이 가시화된다 하더라도 눈덩이 재정적자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이 실물경기를 압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IMF는 바이러스 확산이 한풀 꺾인 뒤 재차 팬데믹을 일으킬 경우 지구촌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 연말까지 미국 경제의 온전한 회복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2분기 경제 지표가 크게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단계 경제 정상화 지침을 내놓았고,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중인 약품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윌리엄스 총재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일단락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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