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극복을 위한 정상화 방안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주정부의 조치에 반발하며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점차 확산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의 주도 해리스버그에선 성조기 등을 들고 나온 수백명의 시위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봉쇄 조치 연장에 항의하며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 상당수는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채 "펜실베니아를 다시 열어라" "내 권리를 막지 말라" 는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왔다.
일부 시위대는 총기까지 들고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팻말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같은 봉쇄 해제 요구 시위는 지난 주 미시건주를 시작으로 미네소타, 오하이오, 버지니아, 캔터키, 노스 캐롤라이나, 유타, 텍사스 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콜로라도주 주도 덴버 시내 도로 한복판에선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차량 시위대와 이를 막아선 의료진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고, 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제 활동 재개 결정은 "주지사에게 일임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지지자들에겐 경제 봉쇄 해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도록 부추겨 논란을 빚고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COVID-19) 관련 봉쇄령의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지난 17일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미네소타를 해방하라!" "미시건을 해방하라!" "버지니아를 해방하라. 수정헌법 2조를 구하라!"라며 주지사들에 맞선 시위에 나서라고 부추겼다.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서는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우리의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옹호했다.
일부 지역에선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한 규제 완화 조치에 나설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이날 식당과 상점 등에 취해진 규제 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다. 플로리다주의 잭슨빌도 금주 중 해변가 봉쇄 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CNN 방송은 전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됐다고 섣불리 외출 대피령 등 규제 조치를 완화하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거세다.
미국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처와 관련, '소신 발언'을 해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미국 ABC 방송에 출연, 성급한 경제 활동 재개는 오히려 더 큰 손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면, 실질적인 경제 회복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밖에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한 연방 정부의 3단계 재개 방침을 따르는 것은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맞불(역효과)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상황이 호전되면 순차적으로 규제를 풀어가야 한다면서 "그 누구도 이를 빨리 풀라고 항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는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서 많은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서고 싶어지겠지만 이 경우 코로나19 감염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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