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업계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실상 공항이 셧다운되며 매장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막대한 임대료는 매 달 지불해야해서다. 이에 면세점업계는 재고 판매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일부 면세품을 내국인에게 판매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다만 판매 허용부터 실제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0.04.21 oneway@newspim.com |
◆ 매출은 쪼그라드는데 임대료 부담 여전...사업권 포기하기도
2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면세점의 지난 2월 매출액은 약 1조1026억원으로 전월 대비 46% 급감했다. 이용객이 급감한 영향으로 매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인 판매가 언제 재개될 지 모르지만 면세점은 임대료만 계속 지불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한국공항공사는 지방 공항에서 면세점 임대료를 대기업은 20%, 중소기업은 100%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대기업 면세업체들의 임대료 20%를 인하해주기로 했다. 다만 내년도 할인을 포기하라는 단서조항을 달아 반발을 샀다.
사업자들은 운영 2차년 이후부터 '여객수 연동 최소보장금 제도'를 적용해 전년도 여객수 증감에 따라 9% 이내에서 면세점 임대료를 조정하고 있다. 올해 이용자가 급감했기 때문에 면세점들은 내년 기저효과로 9%의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올해 임대료를 20% 감면받으려면 내년 초 6개월간의 할인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셈이라 결국 인하 조건을 수용한 면세점은 단 한 곳도 없다.
업계 1~2위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4기 면세사업권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사업권을 포기했다. 대기업 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 사업의 우선협상자가 된 후 매장 운영을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랜드면세점도 여객이 줄고 면세점 매출이 90% 급감하면서 임차료 부담이 커지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평소보다 여행객들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2.25 mironj19@newspim.com |
◆ 정부 도움 요청한 면세점 "내국인에 재고 판매, 허용해달라"
면세점업계는 사실상 판매가 멈춘 상황에서 일부 면세품을 통관해 내국인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지난 7일 정부에 요청했다.
코로나 사태로 면세점 이용객이 줄면서 팔리지 않고 쌓인 재고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만큼 정부의 한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은 내국인 판매 허용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다만 판매가 허용된다고 해도 판매 방식과 가격 책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판매처를 정하는 문제부터 쉽지 않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재고를 판매하는 방법이 있지만 내수용 상품을 파는 기존 입점업체들의 반발이 우려돼 쉽게 결정할 수 없다.
몇 년치 재고까지 판매해야 할 지도 고려사항이다. 관세와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맞춘 후 어느 정도 할인을 할 것인지, 기존 아울렛 상품과 가격 차이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요구사항이 정부 차원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판매처, 가격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어 실제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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