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선물 근월물인 5월물 가격이 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배경에는 막대한 물량을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WTI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COVID-19)발 수요 급감 재료에 5월물의 '선물만기'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가운데서도 미국석유ETF인 USO ETF가 규제상한이 5월물 전체의 25%나 보유한 것이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포브스(Forbes) 등에 따르면 이날 USO ETF 가격이 전일대비 8.6%내려 3.75달러까지 하락하면서 '과매도(oversold) 구간'에 들어갔다. 과매도 구간은 추세전환 모멘텀을 기술적 분석한 상대강도지수RSI가 30이하일 때를 가리키는 구간이다. 이번에 USO ETF의 RSI는 2.82였다. 같은 시점 S&P500의 RSI는 51.7로 대조적이다.
포브스는 투자자들이 최근의 강한 매도세가 소진되는 과정으로 보기 때문에 조만간 매수 시점이 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52주 기간으로 보면 고점이 13.85달러인 반면 어제 3.75달러는 저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 ETF인 USO ETF는 지난주에 WTI 5월물(인도일 4월21일) 전체 물량의 25%를 보유하고 있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정한 보유 한도까지 꽉 채운 규모다.
인도일에는 이 '종이석유'가 현물로 변한다. USO ETF는 속성상 현물인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앞서 이를 매도할 수 밖에 없다. 시장이 받는 충격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5월물은 40%이상 하락했고, 익월물인 6월물도 그보다는 적지만 하락했다. 100년만에 최대 쇼크를 가져온 코로나19의 영향이다.
국제유가가 한 자릿수로 내려간 것은 도저히 경제적으로 설명이 안된다. 이번 유가폭락의 배경에는 이런 상품시장 구조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USO 내폭이 WTI 선물을 벼랑끝으로 밀어낸 것이다.
도날드슨 루프킨 앤 젠레트의 선임 애널리스트 출신 짐 콜린은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고 이런 상품시장의 왜곡을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는 대형유조선은 더욱 귀해질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대형유조선 선사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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