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정부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가 지연되고 있다. 추경안 심사가 표류되면서 코로나19사태 대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취지가 무색해질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정부와 야당에 압박 공세를 펴고 있다. 4·15 총선과정에서 공약했듯 여당은 100%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상위 소득 30%는 지원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도 정부와 입장을 같이 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통합당은 선거 전 '전 국민 50만원 지급' 공약을 내건 바 있으나 사실상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4.21 dlsgur9757@newspim.com |
여당은 일단 야당부터 설득하는 모양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지도부회의에서 "여야가 한 마음으로 다시 국민적 합의를 분명히 확인한다면 정부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다.
그는 "야당이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겠다는 총선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이미 선거과정에서 국민 모두에게 가장 빠르게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합의를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단도 일제히 통합당을 향해 "약속을 지켜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통합당이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이런저런 핑계로 말 뒤집기를 하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통합당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임종성 원내부대표는 "통합당이 총선 전에 약속한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뒤집을 모양"이라며 "또 다시 반복되는 도루묵 공약에 어안이 벙벙하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이례적으로 정부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김재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민주당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려면 국채발행이 불가피한데 이에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여당에선 국채라도 발행해 소득 상위 30%에 대해서도 (지원금을) 주자는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소비력이 충분한 소득 상위 30%의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주기 위해 나라 빚까지 내는 것은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역시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원하자는 민주당 주장에 난색을 표하자 민주당은 뜬금없이 미래통합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집권당이 정부 발목을 잡기가 뻘쭘한 지 애꿎은 야당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하위 70%에 지원하자는 안은 정부안이고, 국가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지급대상을) 하위 70%로 하자는 것도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누가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냐"고 일갈했다.
통합당이 민주당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여야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총선 참패 후 통합당이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지면서다. 여야는 당초 전날 국회 본회의 후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하려 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현재 기약없이 미뤄진 상황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 내부 지도체제 정비 탓에 여유가 없어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통합당을 채근할 생각은 없다. 오늘 내일 중으로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라며 "여야 간 합의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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