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중국 책임론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미국 시민이 코로나19 피해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론 라이트(공화·텍사스)와 크리스 스미스(공화·뉴저지) 하원의원이 코로나19의 책임을 중국에 묻는 하원 결의안 6524호를 제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중국이 의도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다른 국가를 호도했고,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죽음과 고통, 경제적 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있으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기념품 가게 앞에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사진 광고물이 서 있다.2020.03.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후 두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지난 1월에 이미 코로나19의 치명성과 전염성을 인지하고도 WHO에 예방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고지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거짓말 때문에 수많은 미국인이 목숨을 잃고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이 법안을 통해 중국 때문에 미국인들이 입은 피해의 일부를 보상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에서도 비슷한 법안 상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마샤 블랙번(공화·테네시) 상원의원은 20일 중국에 코로나19의 책임을 묻는 법안을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 2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중국 공산당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SCMP는 이 법안은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과 관련한 '테러리즘 지원에 맞서는 정의법'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유족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 등 40개국에서는 이미 시민 1만명이 중국 공산당을 상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책임을 물어 6조달러(약 7320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NZ)헤럴드와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률회사 버먼 법무그룹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법원에 코로나19 피해를 주장하는 1만명을 대리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중국이 코로나19 위험을 인지하고서도 전 세계에 제때 알리지 않아 자신이나 가족이 감염돼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먼 측은 이번 집단소송에 40개국 1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 전략을 이끄는 제러미 앨터스는 "중국은 마땅히 배상해야 한다"며 "중국은 바이러스에 대해 제때 알리지 않았고, 우리 지역사회를 포함해 전 세계를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 정부가 코로나19 위험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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