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마이너스 6.8% 성장이라는 1분기 중국 경제 성적표가 나온 지난주 A 증시에는 외국인 자금 순 유입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외국인 적격 기관 투자자(QFII)들이 선호하는 주요 종목들은 상승률이 한달도 안돼 20~30%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절벽식 성장 후퇴가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가 잔뜩 움추러든 상황이었지만 3월 24일~4월 20일 약 한달 동안 중국 A증시 외국인 자금 누계 순 유입액은 807억 22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연일 중국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쏟아졌지만 글로벌 투자 기관들은 중국 주식 매수를 계속 늘려온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 한주 동안(13일~17일) 외국인 투자 자금 순유입액만 376억 6000만 위안에 달했다. 한달 유입액 807억 위안의 약 절반 정도가 17일 1분기 마이너스 6.8% 성장률이 발표된 시점이라는 점이 주목을 끈다. 외국인 자금 주간 순유입액이 300억 위안을 넘은 것은 QFII제도가 도입된 후 이번이 4번째다.
중국 증권일보는 외국인의 중국 주식 매수 확대와 관련, 2020년 중국 거시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여전히 중국경제와 증시를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일보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후구통(沪股通,외국자본의 상하이 주식 거래)과 선구통(深股通,외국자본의 선전주식 거래) 종목중 전통적인 선호주인 실적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3월 24일~4월 20일 기간중 구이저우마오타이(贵州茅台)와 우량예(五粮液)에 각각 62.82억위안, 33.01억위안, 야오밍카더(药明康德)와 하이텐웨이예(海天味业)에 각각 17.42억위안, 17.20억위안의 외국 기관 순매수 거래가 이뤄졌다.
이밖에도 하이캉위성(海康威视) 메이더그룹(美的集团) 항루이제약(恒瑞医药) 닝더스다이(宁德时代) 산이중공(三一重工) 자오상은행(招商银行) 리쉰정밀(立讯精密) 등에 10억 위안 이상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몰려들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4.22 chk@newspim.com |
중국 증시 전문가는 중국의 블루칩인 이들 실적 우량주들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있긴 하지만 견고한 펀더멘탈과 안정성 때문에 QFII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 눈독을 들이고 거래와 보유를 늘리는 편이라고 밝혔다.
외국 자본의 거래와 보유가 늘어나면서 3월 24일~ 4월 20일 QFII 선호 종목 가운데 상당수 종목들의 주가가 20~30% 상승세를 나타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와 우량예 주가는 각각 20%, 23% 이상 올랐다.
QFII 등 외국인 투자 자금의 중국 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최근들어 공모펀드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자금의 단일 거래 총 금액은 1년 전인 2019년 만해도 5% 정도 였으나 최근에는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통계기관 통화순(同花顺)에 따르면 4월 20일 현재 1분기 실적 보고서를 잘표한 135개 상장 기업 가운데 QFII가 10대 유통주 주주로 등재된 회사가 15개 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유입은 투자 심리를 판단하고 증시 앞날을 예측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최근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는 코로나19에도 위안화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생산 소비 정상화로 2분기 이후, 특히 하반기에 경제 회복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함께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있어 중국 비중이 확대되고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되기 시작한 점, A주 시장에 대한 저점 인식 확산 등이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자금의 순유입을 늘리는 또다른 요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