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면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난극복의 핵심 과제이며 가장 절박한 생존문제"라며 "지금은 위기의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별 기업에 대해서는 고용총량 유지와 자구 노력, 이익 공유 등의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회를 향해서는 "2차 추경을 최대한 신속하게 통과시켜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페이스북 ] 2020.03.24 photo@newspim.com |
여야에 더해 기획재정부까지 뒤엉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가운데 청와대가 '속도'를 중시하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사실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총선 공약 이행 차원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 부총리는 재정건전성 유지와 함께, 더 큰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재정 여력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위 70%에 대해서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이다.
둘 사이에서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당정이 먼저 합의하라"며 당정 대치를 즐겼고 청와대는 슬며시 발을 빼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가 이미 홍 부총리에게 '하위 70%'를 고수할 것을 언질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심지어 민주당 대신 홍 부총리가 '70% 지급'을 위해 총대를 멘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문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에 비춰보면 이제 정부의 무게추가 일시적인 가계소득 지원보다 기업의 고용 유지 쪽으로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고용 유지 지원으로 실업 대란을 차단하는 것에 역점을 두면서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줄여 촘촘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긴급 고용 안정 대책에 10조 원을 별도로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전직 고위 관료는 "평상시에는 유연한 고용정책이 생산성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는 국면에서는 기업이 고용을 줄이면 경기가 더욱 위축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긴급재난지원금보다 고용 안정에 정부가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 100%에게 지급하는 것이 맞지만 야당이 말을 바꿔 100% 지급을 반대하니, 우선 20대 국회가 즉시 정부안대로 70% 지급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