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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김정은 유고시 후계자는 김여정..."수령 자격, 백두혈통 뿐"

기사등록 : 2020-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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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김여정, 백두산 백마 등정 때 '별 장식' 주목"
안찬일 "北 주민들, 여성 최고지도자 반발 없을 듯"
문성묵 "김정은 유고 빠르면 집단지도체제 가능성"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에서 '사실상 2인자'로 평가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후계자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김 위원장 유고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모든 권력을 집중시킨다'는 내부 결정을 이미 내렸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와 일련의 관측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지난해 10월 16일 조선중앙TV의 '김정은 동지께서 백두산정에 오르시였다' 보도 일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백마에 '별 장식'(빨간원)이 달려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4.22 noh@newspim.com

◆ 전문가 "3대를 내려온 혈통계승론, 당연히 김여정 뿐"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령의 자격을 갖출 수 있는 건 백두혈통 뿐"이라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를 내려온 건 결국 혈통 계승론이다. 현 상황에서는 당연히 김 제1부부장 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문가는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중순 김 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의 말에만 별 장식이 달렸다"며 "별은 '순혈(純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북민 출신 북한 전문가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지난해 비핵화에 대한 '중대결정'이 점쳐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김 제1부부장과 백두산에 오른 걸 주목할 만하다"며 "김 위원장의 후계자는 김 제1부부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후계자는 당연히 김 제1부부장"이라며 "10살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아들을 지금 후계자로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사진=뉴스핌 DB]

◆ 안찬일 "김여정, 사실상 무(無) 서열…차기 가능성 높다"

김 제1부부장은 최근 공식서열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후보위원에 복귀했다. 또한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북한 간부들의 인사권을 갖는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됐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공식 직함일 뿐 사실상 '무(無) 서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라는 점 자체가 '2인자'라는 걸 뜻한다는 해석이다.

실제 김 위원장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최근 곳곳에서 관측된다는 지적이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달 3일 첫 본인 명의의 담화문을 내놓으며 청와대를 맹비난 한 바 있다. 또한 같은 달 22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는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여정 단독 성명서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는 컨틴전시플랜(일종의 비상계획)의 방증"이라며 "김 위원장의 건강이 지속적으로 안 좋아지면 김 제1부부장이 차기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제1부부장이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유교적 전통이 남아있는 북한 체제 특성상 여성 최고지도자를 배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안찬일 소장은 "이미 남한에서 여성 대통령이 있었다는 걸 북한 주민들도 알고 있다"며 "김 제1부부장에 대한 반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만수대의사당에서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2020.04.13 noh@newspim.com

◆ 문성묵 "김여정 1순위지만…김정은 유고 빠르면 집단지도체제 돌입할 듯"

김 위원장 유고가 지금 당장 발생한다면 북한이 '집단지도체제'로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제1부부장이 후계자로는 1순위"라면서도 "(유고가 당장 발생한다면) 최룡해 제1부위원장 등 몇몇 사람을 중심으로 임시 집단지도체제를 가동하며 차후에 후계자를 옹립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또한 집단지도체제에서는 김 제1부부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장성택과 김경희(김일성 장녀)가 부부가 섭정(攝政)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설 명절을 맞이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삼지연 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관람했다. 이 자리에서 김경희(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식별됐다.[사진=조선중앙통신]

◆ 김여정 外 백두혈통 가능성은

이밖에 김경희(김 위원장의 고모), 김평일(이복 삼촌), 김정철(친형), 김한솔(조카) 등 또 다른 백두혈통도 후계자 후보군으로 점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을 전면에 내세우고 김 제1부부장이 배후에서 통치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전문가는 "백두혈통인 김정철을 명목적으로 옹립하고 실권은 김 제1부부장이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련의 관측은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정일 후계 과정에서 밀려난 김정철이 갑자기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그밖에 인물들은 현실적으로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얘기라는 지적이다.

먼저 김경희는 김 위원장 체제 하에서 지난 2013년 12월 남편 장성택을 잃었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평일은 핀란드와 폴란드, 체코 등에서 북한 대사직으로 오랫동안 활약했지만 이 때문에 국내 기반을 다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임재천 교수는 "김평일은 일단 정치적 기반이 없다"며 "또한 아직 살아있는 김경희의 반발이 엄청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한솔은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당한 김정남의 아들이다. 이 때문에 후계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지적이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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