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차단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됨에 따라 서비스업 중심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2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기대비 1.4%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2020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4.23 lovus23@newspim.com |
내수부분이 크게 위축되면서 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대비 2.0%p 대폭 하락했다. 특히 민간소비는 6.4% 대폭 줄어 1998년 1분기(-13.8%)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신용카드 사용액과 국내여행자 수 등을 분석한 결과 음식 숙박 오락 운수 관련 소비가 크게 준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성장기여도는 전기대비 1.5%p 감소했다. 작년 4분기 민간 성장기여도가 0.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론 2%p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은은 코로나19가 기업보다 가계에 미친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재고증감의 성장기여도가 0.6%p 오른 것을 고려해 보면 기업들의 생산활동은 이전수준으로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간소비 심리는 이보다 더 위축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 소비와 수출, 건설 및 설비투자는 비교적 양호했다. 정부 성장기여도는 전기대비 0.2%p 증가했다. 정부소비가 물건비를 중심으로 0.9% 늘어난데 기인한다.
1차 추가경정예산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 국장은 "3월 하순에 1차 추경이 통과된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성장에 추경의 효과가 많이 반영됐다고 생각하긴 어렵다"며 "정부 소비가 플러스(+) 성장한 것은 당초 예산 앞으로 댕겨서 집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도 전기비 2.0% 감소하며 비교적 낮은 감소폭을 보였다. 반도체가 코로나19 사태 발발 전 계약된 건이 1분기에 집행되면서 수출 급락을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은 원유를 중심으로 4.1%의 감소폭을 보였다. 수출액 보다 수입액이 더 크게 줄면서 순수출성장기여도는 전기대비 0.7%p 증가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전기대비 1.3%, 0.2% 성장했다.
가계와 기업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6% 감소했다. 다만, LCD·반도체 가격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됨에 따라 GDP 성장률보다 감소폭이 덜했다.
코로나19 전세계적 확산이 본격화되는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 국장은 "2분기부터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본격화돼 다른 나라의 성장세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는 영향이 수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 위축의 완화 정도와 수출 감소세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수출액은 217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9% 감소했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역시 -14.9%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민간 소비심리 개선 역시 관건이다. 박 국장은 "(민간소비의) 단기간 회복 기대는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대책을 통해서 이 상황을 충격을 최소화해 맷집을 키우다가 이후 세계 쪽에서 개선되면 우리 경제 밝게 나아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연간 플러스(+) 성장 기대의 끈도 놓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박 국장은 "경제성장률이 3, 4분기에 회복되면서 전년도 경제활동 수준으로 회복되면 1%대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한은 조사국은 오는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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