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임은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공직사회에서도 유학길이 막혔다. 해외연수 계획은 작년에 이미 확정됐지만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아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27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인사혁신처에서 '불요불급한 공무원 해외출장은 자제하라'는 복무지침이 내려온 후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일정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매년 20명 안팎이 해외연수를 떠나는 기재부에서는 하반기 출국을 앞두고 연기 혹은 취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반기의 경우 해외 상황이 악화되지 않아 예정대로 나갔지만 하반기에는 해외 확산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필요성과 긴급성 기준에 충족되는 사항이 아니면 다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기획재정부] 2020.01.14 dream@newspim.com |
산업부에서도 현재 3~4명이 해외연수를 대기 중이다. 해외연수는 8월 중순에서 말경 학기사 시작돼 아직 여유가 있지만 인사혁신처에서 관련 지침을 내려주지 않아 대기자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로 어렵게 잡은 연수 기회를 놓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연수를 기다리는 직원들이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비자발급 등을 추진하던 것이 멈춘 상태고 8월까지 종식된다는 보장이 없어 혹시나 기회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타 부처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불안하지만 기회는 주지 않겠나라고 기다리고 있다"며 "비자 업무가 중단된 상태라 불안하긴 하지만 8월 중순에 학기가 시작되는 만큼 연수가 추진되는 방향으로 지침이 내려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연수 기회를 얻었지만 가족들에 대한 걱정으로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는 것을 고민하는 공무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부처 공무원은 "해외연수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이 아닌 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것 사실"이라면서도 "전세계적인 코로나 추세를 봣을때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해 보이는 상황에서 가족들 특히 아이들을 다 데리고 연수를 나가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무원들의 해외연수가 전면 취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해외연수는 1년 전 인원을 확정하고 입학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를 중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부 부처 전체로 보면 100명 정도 해외연수를 가는데, 이들은 이미 5월에 입학허가까지 다 받고 인사혁신처에서도 선발된 사람"이라며 "연내에만 출국하면 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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