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경제 셧다운에 미국 실직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련 기금이 고갈 위기를 맞았다.
뉴욕을 포함한 주요 주정부의 실업급여 기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고용 한파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금이 고갈되는 상황을 맞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부양책과 자금 공급에도 기업들 파산이 꼬리를 물고 있어 미국 고용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노숙자와 빈곤층을 위해 식사와 원조를 공급하는 바워리 미션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30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80만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최근 6주 사이 미국 실직자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전체 노동 인구의 18%가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실직 쓰나미는 미국 가계뿐 아니라 주정부의 재정도 강타했다. 블룸버그는 뉴욕을 포함한 주요 지역의 실업급여 기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첫째주와 둘째주에만 뉴욕주는 실업급여 기금에서 1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집행했다. 이는 전체 기금의 40%를 웃도는 금액이다.
캘리포니아의 기금 역시 3월16일 이후 20억달러 이상 급감했고, 유가 폭락에 직격탄을 맞은 텍사스는 이미 미국 노동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석유업계의 파산 및 감원이 이어지면서 이달 중순 13억달러 남아 있던 기금이 고갈된 것. 상황은 일리노이와 코네티컷, 메사추세츠 등 그 밖에 지역도 마찬가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1개에 달하는 주정부의 실업급여 기금이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저치 아래로 떨어졌다.
기금의 최저 자본을 유지할 경우 주정부가 연방정부에 실업급여 집행을 위한 무이자 대출을 요청할 수 있지만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이미 기금이 하한선 아래로 떨어진 경우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웨인 브로만 고용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말 그대로 실업 대란"이라며 "기금 고갈과 자금 지원 요청이 쇄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경제 셧다운에 재정 위기를 맞은 주요 지역 주정부가 감원 칼바람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격주간 종합 경제지인 포춘에 따르면 켄터키를 포함한 일부 지역은 실업수당 신청서 검토를 아예 중단했고, 급여 집행이 크게 지연되는 지역도 늘어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댄 화이트 재정 정책 리서치 헤드는 보고서에서 "실직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실제로 실업 수당을 지급받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경제 석학들은 상황이 악화일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업 줄도산과 유가 폭락으로 인한 석유업계 위기 등 악재가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의류 업체 J 크루가 파산보호 신청을 추진 중이고, CNBC는 유통업체 JC페니가 조만간 파산 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경제 컨설팅 업체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대표는 뉴스맥스 파이낸스의 칼럼을 통해 미국 실업률이 25%까지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