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1월 1.5% 오른 후 4개월만에 0%대로 고꾸라진 것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5로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1.5% 상승한 후 2월 1.1%, 3월 1.0% 등 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다시 0%대로 돌아왔다.
4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통계청] 2020.05.04 onjunge02@newspim.com |
구입빈도가 높은 141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3% 올라 3월(1.8%) 대비 크게 낮아졌으며, 채소·과실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2.9% 올라 3월(1.8%) 대비 1%p 넘게 하락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여행·외식 등 서비스 수요가 악화된 가운데 석유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예정됐던 고교 무상교육 정책 일환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1.8%로 3월(3.2%)보다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전체 물가보다는 크게 증가했다. 다만 석유류 가격이 6.7% 하락하면서 공업제품 물가도 0.7%% 낮아졌고 전기·수도·가스와 서비스물가는 각각 1.4%, 0.2%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배추 등 채소류와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배추값은 91.4%, 양파는 39.6% 각각 늘었다. 국산 소고기는 5.4 상승했으며 돼지고기는 2.6%, 달걀은 12.3% 늘었다.
반면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유는 11.8% 하락했고 휘발유도 5.1% 줄었다. 또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해 승용차 가격은 2.2% 하락했다. 또 관광객 감소 등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해외단체여행비는 10.1% 감소했으며, 무상급식 등으로 학교급식비는 35.8% 줄었다.
근원물가를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3% 상승했다. 국제비교가 가능한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같은 기간 0.1% 올랐으나, 1999년 12월 0.1% 이후 최저수준이다.
온·오프라인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마스크가 평균 2900원에 거래돼 집계를 시작한 지난 2월 6일 이후 처음으로 2000원대로 낮아졌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는 유가가 떨어진다든가 소비행태의 변화, 정책효과 등 요인으로 하방효과가 높았지만 앞으로는 세계적인 공급망이 락다운(lockdown·봉쇄)때문에 붕괴돼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향후 상방 및 하방압력이 모두 다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