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세계 남자골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대표하는 '괴물 장타자' 저스틴 토머스와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최근 푹 빠진 것이 있다. 바로 자전거다.
잭 니클로스는 올해 11월로 늦춰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우승 후보로 로리 매킬로이(사진)를 꼽았다. 매킬로이가 가을에 좋은 성적을 내왔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사진=골프닷컴] |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대회가 줄줄이 취소된 요즘, IT 기술을 활용한 실내 자전거 운동기구 '펠로톤(Peloton Interactive Inc.)'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인들의 필수품은 화장지, 고기 다음은 펠로톤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생겼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펠로톤의 1분기 실적을 보면 어닝서프라이즈다.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5억2460만달러(약 64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달 가입비가 12.99달러인 온라인 운동서비스 회원이 1분기에만 64% 증가해 88만6000명을 넘어선 덕분이다.
주가도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지난 3월 12일 이후 두 달여 만에 95% 올랐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펠로톤의 스피닝 [사진=펠로톤 홈페이지] 2020.05.09 ticktock0326@newspim.com |
시장은 펠로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펠로톤은 이날 올해 매출 매출 목표를 당초 예상치(17억2000만달러)보다 2000만달러 높여 17억4000만달러(약 2조1300억원)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웃도는 수치였다.
2012년 설립된 펠로톤은 모니터를 장착한 스피닝(고정식 자전거의 페달을 빠르게 돌리는 운동) 사이클을 판매하면서 다양한 운동수업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독경제' 회사다. 자전거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라인 컨설팅도 해 준다.
펠로톤 한 대 가격은 최소 2245달러(약 270만원)로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펠로톤의 인기비결은 기구에 큰 화면이 달려 있어 무선 인터넷을 연결하면 원하는 강사의 레슨을 선택해 실시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전 세계 참가자들의 종합 랭킹이 매일 공개된다. 월 39달러에 모든 관련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올-액세스 멤버십'과 운동 기구와 관계없이 월 12.99달러에 디지털 콘텐츠(달리기, 요가 등)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사전에 촬영된 콘텐츠가 아니라 라이브 방송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동기 부여 및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펠로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미러를 이용한 운동 모습 [사진=미러 홈페이지 ]2020.05.09 ticktock0326@newspim.com |
이외에도 집에서 거울을 보고 운동할 수 있도록 한 '미러(Mirror)'라는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일반 거울이 아닌 디지털 거울이다. 이 거울은 근력 운동, 요가, 필라테스, 발레, 복싱, 스트레칭 등의 콘텐츠를 라이브로 혹은 VOD로 제공하고 있다. 미러는 비싸고 무겁고, 집에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타겟하고 있다.
발레리나 출신인 미러의 CEO이자 창업자인 브린 퍼트넘(Brynn Putnam)은 발레 연습실에 설치된 거울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실내 운동 기기로 '거울'을 사용하는 것이 실내 자전거나 트레드밀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미러는 비디오 마이크를 통해 트레이너와 의사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한다. 스마트 거울 자체는 1495달러이며, 운동 스트리밍 서비스는 월 39달러다. 미러는 최근 벤처캐피털로부터 38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홈 트레이닝, 홈 피트니스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는 글로벌 홈 피트니스 장비 시장이 오는 2021년까지 연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