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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자제" 금융당국 압박...카드사들만 '뒷수습'

기사등록 : 2020-05-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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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이벤트 중단…이미 안내된 고객 보상 논의 중
"시스템 구축에만 억대…당국의 지나친 개입" 업계불만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14조 3000억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결제시장이 열린 가운데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나자 이미 관련 이벤트를 공지한 일부 신용카드사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BC‧하나‧우리‧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는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05.11 Q2kim@newspim.com

카드사들은 총 14조 3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 결제시장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여파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카드결제액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인데다 이번 마케팅을 통해 잠재고객 확보에도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한 지나친 마케팅 경쟁을 우려하며 자제를 요청하자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마케팅 계획을 철회했다.

BC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자 100명을 추첨해 이용금액 100%를 캐시백(최대 100만원 한도)해주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취소했고 NH농협카드는 홈페이지에 추첨을 통해 1만명에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준다는 공지를 올렸다가 철회했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마케팅을 계속 이어간다. 우리카드는 일정 기간 결제 실적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한다. 지난주 발송된 문자를 받은 사람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 스타벅스 또는 편의점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정부의 자제 요청에 지금은 이벤트를 중단한 상태다. 다만 이미 공지를 받은 고객을 두고 내부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유흥업소 등 가맹점 제외 등 시스템 구축 및 서버 증설, 자금조달 비용 등 수억원이 들어갔는데 마케팅도 하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고객 입장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비 촉진이라는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카드사 마케팅 경쟁을 통해 혜택을 더 받아 소비를 늘리면 더 좋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봉도 아니고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득이 없는 장사"라며 "아무래도 당국 요청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마케팅과 관련해 실망하신 고객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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