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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물방울'로 눈길 끈 'LG 벨벳', 그립감에 더 만족

기사등록 : 2020-05-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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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낮아 걱정했지만...카메라·AP '합격점'
출고가 다소 부담...듀얼스크린 가격이 관건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벨벳' 이름값이 무색하지 않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LG 벨벳을 약 5일간 사용해 본 소감이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디자인에 사활을 걸고 만든 스마트폰인 만큼 작명대로 예쁘고 가벼워 계속 손이 갔다.

첫 인상에선 한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뒤덮었던 눈 네 개 짜리 '인덕션 폰'들과 달리 카메라가 물방울 모양으로 예쁘게 빠진 뒷면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할 때는 한 손에 쥐어지는 편안한 '그립감'이 더 큰 강점으로 다가왔다.

손이 작아 평소에 대형화된 스마트폰 트렌드에 약간의 반발심마저 느끼고 있던 터다. LG 벨벳은 화면이 크면서도 가로 길이는 짧아 큰 화면과 편안함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덕분에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부터 게임까지 스마트폰으로 여러 활동을 하면서 하루 종일 쥐고 있게 됐다.

◆한손에 쏙...카메라도 AP도 나쁘지 않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지난 10일 밤 11시경 LG 벨벳 '나이트 뷰' 모드로 촬영한 사진. 한밤 중이었지만 피사체를 구분할 수 있게 사진이 또렷이 나왔다. 2020.05.11 nanana@newspim.com

처음 LG 벨벳의 상세 스펙이 공개됐을 때 각각 스마트폰의 눈과 두뇌에 해당하는 카메라 사양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양이 너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았다.

AP의 경우 이 같은 지적은 LG 벨벳에 사용된 칩셋이 퀄컴의 중급형 칩셋인 스냅드래곤 765이기 때문이다. 스냅드래곤 765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통합 칩으로는 최신형 칩셋이지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사 플래그십 라인에 탑재하는 칩셋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에는 퀄컴의 최상위 칩셋인 스냅드래곤 865가 탑재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급형 라인업인 갤럭시A51 5G에는 삼성전자의 중급형 칩셋인 엑시노스980을 탑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며칠 동안 실사용하면서 AP 사양 때문에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다. 브롤스타즈, 배틀그라운드 등 모바일 게임을 구동할 때 버벅댐 없이 부드럽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카메라에 광학식손떨림방지기술(OIS)이 빠진 것도 우려의 대상이었지만 LG전자가 4개 화소를 하나로 묶어 촬영하는 쿼드비닝 기술을 적용해 일정 부분 보완됐다. 다만 야간 촬영시에는 밝은 실내나 주간 야외촬영시보다 사진을 촬영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왼쪽)와 LG 벨벳(오른쪽)을 나란히 놓고 크기를 비교한 모습. 전체 크기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LG 벨벳의 폭이 좀 더 좁고 길이가 약간 더 길다. 2020.05.11 nanana@newspim.com

오히려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인 만큼,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가볍다는 점이 더 큰 강점으로 다가왔다. LG 벨벳은 아이폰SE처럼 결코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은 아니다. 크기로만 비교하면 오히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비슷할 정도다.

그럼에도 LG 벨벳은 일부 기능을 덜어내고 AP와 모뎀이 합쳐진 통합 칩을 채택해 크기와 두께는 물론 무게도 줄였다. 실제로 LG 벨벳의 무게는 180g로, 지난 7일 출시된 갤럭시A51 5G 모델(187g)과 7g의 차이가 난다.

폭이 좁아 LG전자가 당초 강조한 것처럼 손에 쥐는 느낌(그립감)도 상당히 좋다. 상하 길이를 늘린 대신 좌우 폭을 좁히면서 손이 작은 사람도 한 손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편하게 쥐어지니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야하는 모바일 게임을 할 때 특히 용이했다.

◆게임할 땐 좋은데…영상 감상엔 호불호 갈릴 듯

스테레오 스피커가 상하단으로 있고 소리가 우렁차 화면을 가로로 놓고 게임할 때 좀 더 실감이 나는 효과도 있었다. 소리를 최대로 키웠을 때도 찢어지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6.8인치에 20.5:9 비율의 풀 비전(FullVision) 디스플레이는 게임을 할 때도 시원한 몰입감을 줬다.

다만 이 같은 화면비는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면비가 20.5:9로 영화관 스크린과 비슷한 21:9에 가까워 대부분의 영화를 볼 때는 화면이 꽉 차지만, 16:9에 맞춰진 모바일용 콘텐츠를 볼 때는 레터박스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 벨벳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빨간 머리 앤'을 재생시킨 모습. 양 옆으로 레터박스가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다. 2020.05.11 nanana@newspim.com

실제로 LG 벨벳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구동해 확인해 본 결과, 유튜브 콘텐츠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국내 드라마를 재생했을 때 레터박스가 눈에 거슬렸다. 대신 양 옆에 레터박스가 생기면서 위 아래 화면이 잘리지 않는 효과는 있었다.

가격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LG V50 씽큐의 경우 21만9000원의 듀얼스크린을 무상으로 증정했지만, 이번에는 듀얼스크린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전작과 가격이 같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가격은 111만8800원이 된다.

LG전자에서는 LG 벨벳용 듀얼스크린의 출시일정과 가격 등 구체사항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번에 출시될 듀얼스크린 가격은 전작과 유사하거나 이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점에서 사전예약 상담을 진행해 준 한 직원은 "25만원 정도에서 듀얼스크린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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