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미래통합당에 돌아온 4선 김기현 당선인(울산 남구을)이 제21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당선인은 지난 11일 뉴스핌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3선을 하면서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해야할 타이밍이라고 본다. 제가 하기에는 법사위원장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미래통합당 울산 남구을 당선인. [사진=뉴스핌DB] 2020.02.04 leehs@newspim.com |
김 당선인은 지난 17대·18대·19대 총선에서 울산 남구을에 출마해 내리 3선을 달성했으나,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시·도지사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인 남구을에서 4선 고지에 올랐다.
국회는 관례적으로 18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의석수에 따라 배분해왔다. 21대 총선에서 177석을 확보해 '공룡 여당'으로 탄생한 민주당이 11~12개, 통합당은 6~7개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르는 상임위는 법사위다. 법사위원장은 지난 17대 국회 이후 관례적으로 야당이 맡아왔다. 집권여당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하자는 취지에서 이어온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21대 총선 압승을 계기로 법사위 확보에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임기 후반기를 맞이하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입법과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기 위한 포석이다. 여기에 현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에 대한 불만도 겹친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라디오에 출연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법사위를) 게이트키퍼 수단으로 악용하는 악습을 끊을 때가 됐다"면서 "자구체계나 위헌 소지 문제는 국회 내 법률 전문가로 별도 기구를 구성해 심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법사위의 체계·자문 기구 폐지에 대해 "전체 헌법의 큰 틀이나 다른 법과의 저촉문제에 대해서 다른 상임위들이 전문성이 없다"며 "해당 상임위에 관련된 이혜관계자, 전문가 등의 얘기만 듣고 법안을 통과시켜버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후에 본회의에 가게되면 검증하거나 필터링하는 시스템 없이 무슨 법안인지도 통과하게 된다"며 "그런 위헌적 법안들이 많이 통과될 수 있고, 자칫하면 다른 법과 저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자문 기구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은 "상임위원장을 여야가 의석수대로 배정하는 것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할 시절에 만들어졌다"며 "야당에게도 일정한 부분 의석수에 부합하는 견제의 힘을 달라는 취지였다. 집권여당이라고 전체를 다 가져가는 것은 국민들이 야당에게 준 의석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기들이 여당이 됐다고 야당이 맡게되는 상임위의 발톱을 다 빼고 식물처럼 기능적 역할을 하라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며 "모든 국정을 일당독재로 하겠다는 의지의 구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체계·자구 심사가 법안 처리 지연의 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국회 통과 법안 중 위헌법률이 1년에 10건 넘게 나오는 가운데 체계·자구 심사까지 없애면 매우 위험하다"고 반대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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