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 '우호국'인 러시아와의 무역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3일 국제무역센터(ITC)가 전날 공개한 '러시아 무역자료'를 인용 "북한의 지난 2월 대(對) 러시아 수출액은 8000달러(약 982만원)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8000달러는 지난 1월 14만달러, 전년도 같은 기간 19만6000달러에 비해 각각 94%·96% 줄어든 것이다.
북러 접경지대인 러시아 하산역 앞의 북한과 러시아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2월 북한이 러시아에 수출한 물품은 5개 품목에 불과했다. 플라스틱 소재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이 5000달러로 가장 많았고 유기화합물인 카복시산과 철강으로 만든 연결구, 운동용품, 비디오 카메라 등이 1000달러를 전후한 금액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도 큰 폭으로 줄었다. 2월 한 달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총액은 281만1000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457만3000달러에 비해 약 38% 줄었다.
북한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수입한 물품은 경유(169만8천 달러)였고, 이어 대두유(47만1천 달러)와 의약품(33만 달러) 등의 순이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28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중앙과 지방에 방역지휘부를 꾸렸다.
특히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북중 접경지역 봉쇄, 북중 접경무역 잠정 중단, 육상·해상·항공 통로 봉쇄 등의 '밀봉' 조치를 취했다.
북한의 일련의 조치를 취한 이후 대 러시아 무역액이 크게 줄어든 것을 이번 ITC가 공개한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의 무역액 감소는 수출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북한이 중국으로 판매한 물품의 총액은 61만6000 달러였으며, 수입액도 1803만1000 달러였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1억9796만 달러나 2017년 3월의 3억2800만 달러에 비해 최대 약 2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 경제가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북제재로 최악의 수준에 있는 북한 경제에 국경 봉쇄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도 "북한 경제가 항상 낮은 수준에서 운영돼 온 만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수개월 더 이어진다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을 재개하지 않고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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