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손전화기(휴대전화)에 한국 창법으로 부르는 북한 노래와 외국의 영상물 등을 저장해 갖고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사법당국이 단속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중앙 당국에서 최근 '청소년들의 손전화를 전반적으로 검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요즘 청소년들속에서 손전화기를 비롯한 저장매체들에 남조선식 창법으로 부르는 우리(북한) 노래 등 불법 영상물을 입력해 가지고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평양거리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를 보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2018.07.05 |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같은 단속은 최근 사법당국이 고급중학교, 대학생들이 소지하고 있는 손전화기를 불시검열한 결과 남조선 창법으로 개조된 북한 노래와 출처불명의 영상물, 도서, 이색적인 사진, 남조선 말투로 된 통보문(메시지) 등이 발각된 데서 비롯됐다.
특히 양강도를 비롯해 국경과 인접한 지역들의 청년학생들은 중국을 통해 이색 영상과 남조선 노래, 드라마 등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손전화에 이런 불법 자료를 저장해 놓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중앙당국은 청소년들의 이런 행위가 남조선 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손전화 검열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각 지역 청년동맹조직들은 청년학생들이 손전화기를 비롯한 전자매체를 이용해 남조선식 생활풍조를 유포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회의를 조직했다"며 "사법기관들과 합동으로 청년학생들의 손전화를 집중 검열하고 문제가 제기되는 대상에 대해서는 강한 법적 처벌을 경고하고 있어 많은 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청년동맹위원회 간부들과 사법기관 성원들이 청년학생들의 손전화 검열그루빠(그룹)를 조직해 도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손전화기와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 저장매체들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손전화 일제 검열에 단속되면 학생 본인은 물론 학부모, 소속학교 간부들까지 처벌 받게 돼 있어 청년학생들은 밤을 꼬박 세워가며 저장된 불법 자료를 지우느라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