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절차가 다소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한달여 넘게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미뤄지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매각 절차가 장기간 표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산은은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KDB생명 본사 2020.03.30 0I087094891@newspim.com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지난달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펀딩)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JC파트너스에서 실사를 마치고 (매각을 위한) 펀딩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의 지분 92.73%를 약 2000억원에 산 뒤 3000억원 정도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을 공동재보험 회사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저축보험료의 일부를 재보험사에 넘겨서 운용하는 제도다. 원보험사는 수수료를 내지만 그 대가로 금리 변동 등의 위험을 재보험사에 넘길 수 있다.
업계에선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사 업황이 날로 악화되는 바람에 기대를 모았던 금융지주사들의 예비입찰 참여가 전무했고 JC파트너스만이 유일하게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실사를 마친지 약 한 달여가 지나도록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지연되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선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에 흥미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코로나19 돌발악재 탓이 크지만 통상 실사를 마친 후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실사를 마친지 상당 시간이 지나도록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진행되지 않는 점은 조금 우려스럽다"며 "생보업 업황이 원래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까지 겹쳐 JC파트너스의 행보가 소극적으로 변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산은은 JC파트너스와의 인수 협상 과정에서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매각 절차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일정을 유연하게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DB생명은 지난해 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 말 108.48%에 불과했던 지급여력(RBC) 비율 역시 산은의 유증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기준 215%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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