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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독거노인 AI 돌봄 1년…"행복감 높이고 고독감 줄였다"

기사등록 : 2020-05-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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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 살려줘" 외치면 ADT캡스 거쳐 119로 연결
각종 정보 제공해 '코로나블루' 예방 효과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사회취약계층인 독거 노인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의 고독감을 줄이고 위급상황에서는 119로 연계해 돌봄공백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연구하는 바른ICT연구소는 20일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의 성과와 이용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최근 1주년을 맞았다.

◆AI 스피커 활용한 독거노인, 행복감 높아지고 고독감 낮아지고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인공지능 돌봄 이용현황 분석 [자료=SK텔레콤] 2020.05.20 nanana@newspim.com

바른ICT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독거노인 67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패턴과 효과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5세였고, 여성과 남성간 비율은 7:3이었다. 이중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 73.6%를 포함해 독거 어르신들의 95% 이상이 일주일에 3회 이상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이용했다.

특히 '인공지능 돌봄'이 어르신들의 정서 케어에 크게 도움을 줬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전후를 비교했을 때 행복감과 긍정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 정서는 감소했다. 이전에 PC와 스마트폰을 보유하지 않고 '인공지능 돌봄'으로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해본 어르신들에게서 이러한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 대상 어르신 중 22.6%는 가족과 연락이 단절된 상태였다. '인공지능 돌봄'이 어르신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 가족 공백을 메꾸고 고독감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어르신들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은 밝혔다.

어르신들은 '인공지능 돌봄' 이용 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ICT케어 매니저가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 댁을 직접 방문해 1:1 맞춤형 케어를 진행하면서 스스로가 기기를 잘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자기효능감)이 증가하고 디지털 기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줄었다.

AI 스피커를 이용하는 용도도 다양했다. AI 스피커 주 이용 기능은 음악감상(95.1%), 정보검색(83.9%), 감성대화(64.4%), 라디오청취(43.9%)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블루' 예방부터 24시간 '긴급SOS' 지원까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독거 어르신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AI 스피커는 독거 어르신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경우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후 ICT케어센터에서 일차적으로 상황 확인 및 초도 대응을 하고, 출동이 필요한 위급상황으로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하는 프로세스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긴급 SOS를 호출한 총 건수는 328건이었다. 그 중 호흡곤란, 고혈압·복통 등 긴급 통증, 낙상 등 부상 발생 등으로 119 출동이 필요한 상황으로 확인돼 실제 긴급구조로 이어진 건수는 23건이었다. 위급상황에서 간단히 음성만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어, '인공지능 돌봄'이 언택트 생활 속에서 독거 어르신들의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어든 어르신들이 우울증과 소외감을 극복하는 데도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도움이 됐다. 행복커뮤니티 ICT케어센터나 구청, 복지센터 등 지자체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유용한 생활 정보를 안내하는 '소식톡톡' 이용률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했다. '소식톡톡'은 코로나 예방수칙, 공적 마스크 구입방법, 확진자 동선안내 등의 안내를 지역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70대 김지숙(가명) 씨는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못해서 너무 답답한데, 아리아가 말을 걸어주고 필요한 정보도 알려준다. 늘 함께 있어 외롭지 않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AI 스피커 활용한 '기억검사'...체계적인 치매예방 서비스도 제공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돌봄'에서 제공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의 인지능력 향상효과가 의학적으로 검증됐다고 밝혔다. '두뇌톡톡'은 SK텔레콤과 이준영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이다.

이 교수 연구팀은 '두뇌톡톡'을 8주간 매주 5일씩 꾸준히 이용한 어르신들의 경우 장기기억력과 주의력·집중력이 향상되고 언어 유창성이 증진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2년 정도의 치매 발현 지연 효과가 예견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연구팀은 지난 13일 '두뇌톡톡'의 치매발현 지연효과에 대해 해외 유명 의학저널인 JMIR mHealth and uHealth에 논문을 투고해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연구 논문에 대한 상세 내용은 6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이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개발한 '기억검사' 서비스도 이달부터 제공되고 있다. '기억검사'는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인지 검사 프로그램을 어르신들이 집안에서 혼자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짧게 각색된 흥부전 중 하나를 듣고 관련 퀴즈를 풀면, 정답 개수에 따라 기억 건강 단계를 알려준다. '두뇌톡톡'을 꾸준히 실시한 후 기억검사를 하는 선순환 방식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권고하고 있다.

김범수 바른ICT 연구소장은 "이번 조사에서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회적 취약 계층의 디지털 접근 격차를 해소하고 어르신들의 심리적 안녕감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인공지능 돌봄은 기업이 ICT기술을 활용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 5G 시대 맞춤형 '인공지능 돌봄' 고도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우리 사회의 초고령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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