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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4년 동안 4연패, 그리고 4번째 비대위...매년 '비상사태' 통합당

기사등록 : 2020-05-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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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0대 총선 패배 후 출범한 김희옥 비대위
박근혜 탄핵, '2번째' 인명진 비대위 재차 돌입
대선·지방선거 연패...'3번째' 김병준 비대위 체제
21대 총선서 참패...내홍 끝 결국 김종인 비대위로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4·15 총선에서 궤멸급 패배를 당한 미래통합당에서 4번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다. 20대 국회가 시작한 2016년 6월 이후 4년새 4번째다. 4년 동안 비대위 체제가 없었던 해는 한 해도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앞뒤로 치러진 20대 총선, 19대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1대 총선까지 선거 4연패(敗)의 늪에 빠진 통합당에서 20대 국회 기간 동안 임기를 채운 당 대표는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이 기간 당 대표(3명)와 비상대책위원장(3명) 숫자가 같았던 우리 정당사에 보기 드문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21대 국회 역시 '김종인 비대위'로 시작할 통합당에서는 당 내에서조차 "언제까지 자생력을 기르지 못하고 외부 명망가에 기대 당을 수습하려는 것이냐"는 쓴 소리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전직 당 대표 및 비대위원장 오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인명진,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황 대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2020.01.22 kilroy023@newspim.com

◆ 20대 총선 패배로 출범한 김희옥 비대위...박근혜 탄핵으로 인명진 비대위 재차 돌입

18대 국회 시절이던 2014년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는 서청원 의원을 꺾고 당 대표에 취임한다. 김 대표의 신년 간담회에서 '180석'을 거론했던 당시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한 민주당에 일격을 당하며 과반은 커녕 123석을 확보한 민주당에 1석 밀려 원내 2당으로 주저앉았다.

김무성 대표는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충격에 빠진 새누리당은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전 동국대 총장)을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2016년 6월 2일 20대 국회 개원 시점에 출범한 김희옥 비대위는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간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고 그해 8월 9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69일만에 막을 내렸다.

당시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은 '친박 핵심' 이정현 대표를 선출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최서원(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정국은 크게 흔들렸고, 이정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그 해 12월 16일 사퇴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12월 29일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원회를 다시 꾸리게 된다. 그러나 인명진 비대위 역시 최고조에 이른 친박, 비박간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등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며 인명진 비대위는 2017년 3월 31일, 93일만에 문을 닫았다. 인명진 비대위의 '업적'은 자유한국당으로의 이름 변경 뿐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19년 2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2.14 kilroy023@newspim.com

◆ 극복하지 못한 탄핵 후유증...대선·지선 패배로 '3번째' 김병준 비대위 체제로

이후 정우택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한국당은 '예상대로' 대선에서 패했고, 2017년 7월 3일 전당대회를 열고 홍준표 대표를 선출했다. 그러나 홍 대표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시도장 중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단 2곳에서 이기는 데 그친 홍 전 대표 역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김성태 권한대행은 김병준·김성원·박찬종·이용구·전희경 혁신비대위원장 후보 중 투표를 통해 20대 국회 3번째 '김병준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2018년 7월 17일 취임한 김병준 위원장은 비대위로는 상당한 기간인 226일, 약 8개월 동안 당을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패배 수렁에 빠진 한국당 지지율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그럭저럭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정계에 입문하며 2019년 2월 27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황 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을 꺾고 한국당 대표직에 올랐다.

황교안 대표 역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그는 탄핵 정국에서 탈당했던 바른정당 출신들로 구성된 새로운보수당 등과의 통합에 성공, 미래통합당이라는 새 당명 아래 4·15 총선에 나섰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 참패한 것으로 집계되자, 황 대표는 그날 밤을 넘기지 않고 사퇴를 선언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를 방문하여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05.22 kilroy023@newspim.com

이후 심재철 권한대행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와 조기 전당대회 여부를 놓고 20대 의원, 21대 당선인 들에게 설문조사를 했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찬성이 높자 이를 추진했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결정할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되고, 비대위 체제를 의결할 전국위원회는 성원을 이뤄 이를 가결시킴으로서 '4개월 시한부 비대위'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김종인 내정자가 이를 거부하자 당은 다시 내홍에 빠졌고, 신임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당선자 총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기간을 내년 4.7 재보궐선거까지 보장하는 1년 비대위를 추인받아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통합당은 21대 국회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오는 27일 전국위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를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김종인 비대위는 내달 1일 출범한다.

20대 국회의 임기는 2016년 5월 30일부터 2020년 5월 29일, 일수로는 1461일이다. 이 중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꾼 통합당의 총 비대위 기간은 388일(김희옥 69일, 인명진 93일, 김병준 226일)로 20대 국회 임기의 약 26.5%에 해당한다. 제1야당이 임기 4분의1 기간을 비상사태로 보냈다는 의미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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