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삼성 불법 합병 의혹의 최정점으로 지목된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을 전격 소환하면서 1년 반 동안 계속된 수사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이에 현재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추가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재용 부회장을 비공개 소환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5.19 alwaysame@newspim.com |
검찰은 이 부회장을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소환해 영상녹화실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검찰은 이날 이 부회장을 비공개 소환했다. 이 부회장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 역시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이 사건 수사의 발단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일모직 주식의 가치는 높이는 반면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 삼성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과정에 이 부회장의 직접적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 역시 단시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소환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건 관계인 소환 최소화 방침과 최근 엄중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을 여러 차례 부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사건 핵심 관계인들에 대한 처리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삼성을 비롯한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2018년 금융당국이 고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판단하고 그 배경에 이 부회장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다고 봤다.
이에 삼성바이오와 삼성물산, 당시 제일모직 등 관련 회사 고위 임원들은 물론 관련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룹 수뇌부들을 잇따라 수사하며 이 부회장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왔다.
삼성의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옛 미래전략실을 이끌며 '삼성 2인자'로 불리던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사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의장 등을 따라 불러 합병 당시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조사했다.
합병 의혹 수사의 발단이 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등을 여러차례 소환조사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2019.11.14 pangbin@newspim.com |
최근에는 정몽진 KCC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KCC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제일모직 2대 주주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하자 '백기사'로 나서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한 뒤 합병에 찬성했다. 이에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당시 KCC와 삼성 간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맥락에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역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한편 현재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은 사건 수사와 공소유지를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 측이 재판부 기피를 신청하면서 심리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 전 2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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