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매출 절벽을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모습이다.
파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과 임금 삭감을 강행하는 가운데 골드만 삭스는 경기 회복이 매끄럽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디지털 그래픽 [자료=U.S. CDC] |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벨기에의 웰빙 레스토랑 체인 르 팽 코티디앵 미국 사업 부문이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데 따라 한계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어체는 미국에서 운영중인 98개 영업점을 모두 폐쇄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경쟁 업체 오리파이 브랜즈에 300만달러에 매각을 제안했다.
이 경우 35개 매장이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법원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경제 봉쇄로 인해 크고 작은 음식점이 간판을 내린 데 이어 대형 레스토랑 체인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앞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 브리소 앤드 브라보의 모기업 푸드퍼스트 글로벌 레스토랑 역시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 이어 잠재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자산 일부를 건지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뱀부 스시 앤드 퀵 피쉬도 같은 수순을 취하고 있고, 90년 전 설립한 버거 체인 크리스탈 코퍼레이션은 파산을 모면하기 위해 매각을 적극 추진 중이다.
로간스 로드하우스를 포함한 다수의 레스토랑 브랜드를 보유한 크래프트웍스 홀딩은 영업점 3분의 1을 폐쇄한 데 이어 나머지 자산을 대폭 할인한 값에 매각했다. 파산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렌터카 업체에서도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 렌터카 업체 허츠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 데 이어 북미 지역 업계 4위인 어드밴티지 홀드코 역시 같은 행보를 취했다.
이지(E-Z) 렌트 어 카와 어드밴치지 렌트 어 카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는 매출 급감으로 인해5억달러의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디스카운트 스토어 업체 튜즈데이 모닝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대규모 실직 사태와 임금 삭감에 따른 충격을 할인 유통 매장도 피해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애틀란타 현지 언론 AJC에 따르면 타겟과 디즈니, 언더 아머 등에 가죽 벨트와 지갑을 공급하는 업체 던우디가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애틀란타 법원에 제출한 파산 신청서에 따르면 업체의 자산은 62만2000달러에 불과한 반면 부채 규모는 1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골드만 삭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매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가 부양책에서 발을 뺄 경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의 존 월드론 최고운영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가장 커다란 리스크는 경기 회복 과정의 불확실성"이라며 "이른바 2차 팬데믹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주요국의 경제 개방과 회복에도 커다란 온도 차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가 4% 역성장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과 가계 신용 리스크가 무엇보다 커다란 변수라는 지적이다.
higrace5@newspim.com